IT업계의 전설 스티브 잡스를 추모하는 물결이 식을 줄을 모른다. 그의 업적이 참으로 위대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그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도 "미국 최고의 혁신가였다. 세계는 선지자를 잃었다"고 평했다. 그는 또 "다른 방식으로 생각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용감했고, 세상을 바꿀 수 있을 만큼 대담했다.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을 만한 재능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시에 위치한 애플 본사와 그의 저택 앞 인도에는 꽃다발과 추모카드 등을 든 일반 추모객들이 줄을 이었다. 애플 사옥 국기 게양대에는 성조기와 캘리포니아주기, 애플 사기가 모두 조기로 게양됐다. 추모 공간마다 꽃다발과 애도의 글이 적힌 카드가 쌓였다.

그는 암으로 56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과 이별을 해야 했다.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나 다른 가정에 입양되고 대학은 6개월 만에 자퇴했다. 이후 개인용 컴퓨터를 개발, 돈방석에 앉았지만 30살엔 자기가 만든 회사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결코 순탄치 않은 인생이었다. 그러나 IT로 세상을 바꾸는 업적을 남겼으며 그래서 에디슨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발명가로 추앙받고 있다.

1984년 첫선을 보인 매킨토시부터 최근의 아이폰4S까지 그가 만든 제품들은 현대인의 삶을 바꾸는 것이었다. 잡스는 빌 게이츠를 비롯한 다른 IT CEO보다 디테일에 신경을 썼고, 그만큼 많은 양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특허청에 등록된 애플의 특허는 총 1만1112개이며 이중 잡스가 보유한 것이 313개에 이른다. 개인적으로도 경이적인 업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특허 가운데 빌 게이츠의 이름이 들어간 것은 9개에 불과하며, 구글의 공동 설립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구글 특허에 이름을 올린 것은 12개에 불과하다. 잡스에 비하면 어림없는 것이다. 그는 현대 산업의 선구자이며 우리의 삶을 바꾼 창조자였다고 할 수 있다. 사무실 컴퓨터 시대를 개인 컴퓨터 시대로, 종이의 시대를 스크린의 문화로, 포털 시대를 앱(App) 시대로 창조해냈다.

산업 역사상 한 인물이 이토록 위대한 업적을 남긴 전례가 없기 때문에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것이다. 그가 이처럼 위대한 업적을 남겼지만 실패도 많았다. 그는 평생 7번에 걸쳐 크나 큰 패배를 맛봤다. 리사(Lisa)컴퓨터, 애플3 등이 그런 것들이다. 그러한 실패를 딛고 위대한 발명을 한 것이어서 더욱 위대하다.

그를 두고 IT업계의 미켈란젤로 라고 말하고 있으며 미술평론가 모리스 드니는 인류 역사에 영향을 끼친 사과로 꼽았던 이브의 사과, 뉴턴의 사과, 폴 세잔의 사과 등 세개의 사과에 애플의 '한입 베어먹은 사과'를 네번째 사과로 추가했다. 잡스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가를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2005년 스탠퍼드대학 졸업 연설은 너무나 유명하다. 그는 졸업하는 학생들에게 "모든 체험을 점으로 연결하라. 사랑하는 것을 찾아서 해라. 그리고 배고프고 어리석은 채로 남아 있으라"고 강조했다.

잡스의 죽음은 지구촌의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애플과 갈등 관계에 있는 삼성전자와 엘지 등 국내 IT업계도 애도 성명을 냈다. 그러나 잡스의 영면을 계기로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와 IT인재 육성 등 정부차원의 IT산업 발전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절호의 기회가 될수도 있다. 잡스의 애도가 아직 가시지 않았지만 이제 부터라도 우리는 잡스 같은 인재를 육성하여 IT 강국으로 가는 기회를 잡아야 할것이다.




/조무주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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