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에는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전 세계적으로 기상이변이 생겨 지루한 장마와 찌는듯한 폭염으로 몸과 마음이 지쳐서인지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제법 시원한 것을 보니 가을이 왔음을 여느 때 보다 더 실감나게 된다. 그래서인지 입가에는 미소가 저절로 머물게 되고 가끔씩은 마음의 여유도 생기는 것 같다.

어떤이는 "미소는 밝고 시원한 날씨와 같다"라고 말했다. 우리 인간들은 빈부의 격차 없이 밝은 마음을 갖길 원한다. 밝음은 우리들이 공동체 사회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타인과 자신사이에서 어쩌면 반드시 필요한 마음의 개방이며 신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의 일이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하여 모 병원을 갔었는데 젊은 의사와 연로한 환자의 보호자 사이에서 듣기 민망할 정도의 말다툼이 있었다. 한참동안 말다툼이 이어지고 있을 때 동료의사가 와서 미소를 지으며 환자의 보호자에게 여차 저차한 설명을 하고 나서야 말다툼이 마무리 되었다. 물론 그들 사이에는 대화법상의 문제도 있었겠지만 서로 한발치씩 물러서서 밝은 미소를 보여주었다면 그러한 민망할 정도의 말다툼은 없었을거라는 아쉬운 여운을 남긴다. 우리 속담에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흔히들 우리가 어떤이에 대하여 이야기 할 때, 그 사람은 겉과 속이 같다고 말을 할 때가 있고, 때로는 속내를 모르겠다 거나 겉과 속이 다른 이중인격자라고 치부해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신뢰할 수 있는 인간관계는 기본적으로 겉과 속이 같음을 전제로 서로를 이해할 수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방적인 인격을 가져야 한다. 개방적인 성품을 가지고 서로의 신뢰속에 진정하고 진실한 관계를 원하는 이들은 타인에게 안도감과 편안함을 줄 수 있는 푸근한 그리고 밝은 미소가 얼마나 값지고 중요한지를 깨달아야 한다.

"미소는 마음의 거울"이다. 그래서 미소는 타인에게 진실함을 전달하는 소리 없는 대화의 매개체이며 솔직함이다. 미소는 어떠한 댓가도 요구하지 않으며, 미소는 미소를 주는 사랑이나 받는 사람에게 마음적인 부유함을 누릴 수 있게 만들어주는 신비한 마력을 가지고 있으며, 미소는 잠깐 동안의 지속성에도 불구하고 그 기억은 영원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아무리 '잘난이'라도 미소가 필요 없는 사람은 없고 아무리 '못난이'라도 미소조차 짓지 못할 만큼 미천한 사람은 없다.

그 어떤 어려움의 상황속 에서도 미소지어 주기만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음에 미소를 지어 주지 못하였다면 관대하게 그 어떤이에게 미소를 지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상념에 빠져본다. 미소는 지친이 에게는 피로를 풀어주고, 실망한 사람에게는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으며, 정말과 슬픔 속에서 자신을 되돌아보게끔 해 줄 수 있는 회복제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용기와 희망을 불어 넣으며 인간 사이에서 유대관계를 끈끈하게 유지한다는 것은 많은 연습과 훈련을 통해서 길들여진다. 나 자신을 위하여, 주변의 소중한 이들을 위하여, 그리고 우리 모두의 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하여 꼭 필요한 것들 중의 하나가 미소 짓는생활임을 마음깊이 새기면서 만물이 풍성하고 아름다운 이 계절에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어디한번 미소를 크게 피워 보는 것은 어떨런지….



/박기태 건양대 교수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