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오피니언 > 이정칼럼
'겉절이'와 '묵은지'
이정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1.10.12  17:59:00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10,26재보선을 10여일 앞두고 충주와 서산시장 선거운동이 본격화 될 시점에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국회의원 선거도 그에 못지않은 관심을 끌고있다.

특히 충북의 정치 일번지인 청주상당은 그 어느 선거구보다 거물의 격돌이 예상돼 유권자들의 향배가 주목을 받고 있다.이를 증명하듯 현직인 민주당 홍재형국회부의장과 며칠전 한나라당 당협위원장에 임명된 정우택 전 충북지사간의 신경전이 점화됐다. 아직 180여일이 남은 상태에서 이같은 양측간의 공방은 이른 감이 없지 않으나 그만큼 결과에 따라서는 둘 중 한사람의 정치생명이 타의에 의해 막을 내려야 할지도 모른다는 절박함을 노출시키고 있는 셈이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흥미로운 공방은 정우택 전 지사로부터 발단됐다. 정 전지사는 당협위원장 임명직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홍 부의장을 겨냥해 "연로함과 함께 지역구에 해놓은 일이 없지 않느냐"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1년반 전까지 야당 국회의원 중진과 여당 도지사라는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해 왔던 점을 비춰볼 때 작심하고 상대의 아킬레스건인 나이문제를 꺼내 자극한 것이다. 홍부의장측은 이에대해 '겉절이'와 '묵은지'를 비교하며 정 전지사를 꼬집었다. 즉 정 전지사를 처음에는 보기좋고 싱싱해 보이지만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풀이 죽어 제맛을 잃고마는 '겉절이'로 치부한 뒤 이와 반대로 시간이 가면 갈수록 깊은 맛을 내는 '묵은지'가 바로 홍 부의장이라는 것이다. 74살과 59세. 15년의 세월차이는 어쩔 수없는 것이지만 이 비유대로 본다면 정 전지사는 정치 풋내기이고 홍부의장은 원숙하며 연륜의 무게를 중후하게 보는 외양적 통념이 바탕에 깔린 듯 하다.


-청주상당은 벌써 신경전 돌입


그러나 두 사람을 좀 깊이 파고들면 '풋내'나는 겉절이와 '깊은 맛'의 묵은지의 차이가 실제 그렇게 두드러지느냐 하는 세간의 눈이 있음이 감지된다. 객관적을 이력을 뜯어보자. 홍부의장은 3선의 중진으로 장관을 두 번하고 내년 총선에서 4선을 이뤄 충북인으로 첫 국회의장을 해보고자 하는 의욕을 내비치고 있다.그리고 가능성도 없지 않다.70대 중반의 나이지만 국회에는 8순의 이용희의원이나 세 살 더 많은 조순형 선진당의원도 왕성한 의정활동을 하고 있음을 볼 때 '연로'한 것 같지도 않다. 홍부의장 자신도 이를 의식해서인지 지난 총선때는 태권도 발차기 자세의 걸개그림을 크게 내걸어 눈길을 끌었었다. 아마 내년에도 내가 늙지 않았다는 이미지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야당 중진으로 중앙정치에도 중량감을 보임으로서 '묵은지론'에 크게 어긋나지는 않는다고 본다.


- 유권자 입맛 예단은 아직 일


정 전지사는 재선 국회의원으로 해양수산부장관을 지낸 경력이 있다.선수(選數)와 장관 경력에 한번씩 모자라지만 아직 홍부의장에 비해 15년이나 젊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의 향후 행보에 따라 적어도 같은 반열에 오를 수도 있다. 도백이라는 4년간의 경험도 홍부의장 보다 강점이 될 수 있다. 다만 6전3승3패라는 선거전 승률이 두고두고 발목을 잡는 경향이 있다. 현 상황에서 이같은 두사람을 놓고 저울에 달면홍부의장쪽으로 추가 기우는 것은 맞지만 '풋내나는 겉절이'라고 정 전지사를 비유하기 보다는 이제 '막 익기 시작한' 김장 배추정도로 봐줬더라면 묵은지의 '깊은맛'이 훨씬 더 사람들의 입맛을 다시게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어쨌든 '겉절이'가 됐든 '묵은지'가 됐든 사람의 입맛이 다 다르기에 반드시 한쪽은 호(好)고 다른 쪽은 불호(不好)가 된다는 이분법은 맞지 않다. 입맛은 변하기 마련이고 더구나 선거판에서 유권자의 입맛이 불변이라는 가설은 존재할 수 가 없다.

그래서 누가 '겉절이'고 '묵은지'건 간에 처지는 항상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이고 자신들의 평가 보다는 먹는 사람의 식성에 따라 선택이 된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라는 것이다. '묵은지'는 노련과 중후함속에 포용을, '겉절이'는 경쟁관계라 해도 인생 선배에 대한 적절한 예우와 페어플레이를 통해 서로를 인정하는 그런 모습의 선거전이 적어도 청주상당에서는 펼쳐졌으면 하는 기대를 하고 싶다.




/이정 편집국장





이정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