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어느 일간지에 아침을 굶는 중·고등 학생이 27%나 된다는 기사를 읽고 걱정이 됐다. 이런 현상은 중·고생 이야기만은 아닐 것 같아, 본교 보건선생님이 파악한 자료를 분석해 보니 이보다는 비율이 좀 낮았지만 비슷한 상황이었다. 최근 6학년 학생 172명을 대상으로 조사하여 보니, 안 먹는 학생은 거의 안 먹는 학생을 합쳐 19.7%나 되어 대책이 절실하다는 것도 알았다.

한창 몸이 자라고 공부하는 학생들이 아침을 안 먹고 오면 오전 수업 시간에 지쳐서 몽롱하게 되고, 학습능률이 오르지 않을 것은 당연하니, 아침 식사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알고 거르지 않는 습관을 갖도록 가정과 학교에서 충실하게 지도해야겠다.

아침밥을 안 먹는 학생들은 영양상태도 균형을 잃기 쉽고, 오전 학습에도 집중하지 못한다고 담임선생님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

아침을 안 먹는 여러 사정이 있겠지만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늦잠을 자기 때문'이 46.1%, '습관이 돼서'가 18.8%, '시간이 없어서'가 18.2%, '식욕이 없어서'가 9.8%라고 한다. 밤늦게까지 학원 등에서 공부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아침밥을 안 먹는 비율도 높을 것이다. 아직도 가정 형편 때문에 아침밥을 거르는 경우도 있다니 안타깝기 그지없고, 문득 필자의 어렸을 적인 60년대의 가난했던 시절이 생각나기도 한다.

미국 하버드의대 마이클 머피 교수가 2005년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아침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는 학생 그룹의 암기력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3%나 우수하였다고 하며, 2002년 농촌진흥청의 아침밥과 수능 성적 관계 조사에서도 '매일 아침식사를 한다'는 학생이 '아침밥을 먹지 않는다'고 한 학생보다 평균 20점이 높았다고 한다. 그리고 아침밥을 안 먹으면 우리 몸이 다음날 찾아올 '공복'에 대비해 피하지방으로 영양분을 미리 저장해두기 때문에 비만이 되기 쉽고, 불규칙적인 식사로 장운동이 원활하지 못하여 변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성배 한의사의 주장도 비슷하다.'아침 식사는 왕과 같이 점심식사는 왕자와 같이, 저녁식사는 거지와 같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아침식사가 중요하고, 저녁은 간단히 먹는 것이 건강에 바람직하다고 하는데, 대부분 그 반대처럼 식사를 하는 것 같다.

이와 같은 전문가들의 주장이 아니더라도 건강 검진 등 사정이 있을 때 아침을 안 먹으면 기운이 없어 활동에 지장이 많고, 점심에 폭식을 하게 되는 것을 누구나 겪어 보았을 것이다.

아침식사를 거르는 잘못된 습관은 우리 몸과 정신 건강에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친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 건강에 좋은데, 그 반대로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올빼미족들은 거의 아침을 안 먹고 아침 겸 점심을 먹은 뒤 저녁도 늦게, 그것도 '정크 푸드'라는 튀김이나 스낵으로 대충 먹는 것은 아닐까?

이제 '아침밥 먹기운동'이라도 전개하여야 하겠다. 특히 자라나는 학생들은 더욱 절실하다. 흔히 말하는 '소식'은 한두 끼를 굶으라는 의미가 아니라 빵 한 조각과 달걀 반숙, 날달걀 한 개와 우유한 잔이라도 좋고, 어제 저녁 남은 콩나물국 등을 데워먹더라도...... .

또한 아침식사는 건강뿐 아니라 쌀소비가 매년 줄어들어 남아도는 쌀소비 문제도 해결하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김진웅 경덕초등학교 교장·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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