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쩍 TV에서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많이 볼 수 있다. 가요, 연기, 피겨, 패션, 요리, 창업 등 분야도 다양한 이들 프로에서 참가자들은 매회 끝없는 변화와 꾸준한 자기 개발의 노력으로 시청자들에 예상치 못한 감동을 준다. 물론 끊임없는 자기 변화와 발전이 주는 감동에서 시청자들은 대리만족하는 것에 그치기 쉽고, 또한 이들 프로는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고 1등과 중심을 향해 발버둥치는 '소용돌이형 사회'를 조장할 수 있는 점은 함께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최근 시즌 1이 끝난 <휴먼 서바이벌 도전자>도 서바이벌 도전으로, 이 프로는 한 가지 분야에서가 아니라 다양한 차원에서 참가자들의 기량을 최대한 끌어내고자 하는 점에서 주목해볼 만하다. <도전자>에 참가한 일반인 18명은 20일 간 하와이에서 최후 3인이 남을 때까지 매일 한 명씩 탈락하는 서바이벌 미션에 참여하는데, 이때 도전자들이 수행하는 미션들은 체력과 정신력 그리고 전술적 사고, 리더십, 협동심, 침착성, 분석력, 이해력, 민첩성, 지구력, 상황 판단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도록 개발되었다. 상금 외에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취업의 특전은 이 미션들이 변화하는 사회에서 요구하는 종합적인 문제해결능력을 발휘하고자 함을 시사한다.

초기에는 두 팀을 짜서 오전, 오후 미션에서 패배한 팀에서 1명의 탈락자 후보를 투표로 뽑고 두 후보가 자기 팀에서 한 명을 다시 지목하여 4명이 탈락자선정위원회에서 심층압박면접을 받아 탈락자를 정한다. 미션 수행을 잘 못한다고 반드시 팀원의 지목을 받는 것도 아니고 잘해도 팀원들의 불신임을 받기도 할 뿐만 아니라, 설사 탈락자 후보로 선정되어도 면접에서 자신의 진정성을 얼마만큼 설득력 있게 전달하느냐가 심사 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면서, 표현이 얼마나 중요한가와 그 표현은 말뿐만 아니라 전인격적인 표현이라는 점 그리고 실수나 위기는 그 다음의 처신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처음에는 단편적인 말과 행동으로 도전자들을 판단하고, 몇몇 도전자들의 독단과 독선, 위선과 이기심 등의 인간적인 약점들을 비난하곤 하였다. 하지만 비난과 충고를 겸허히 수용하고 고쳐가는 도전자들의 모습과 탈락의 아픔 속에서도 남은 동료들에 진심어린 우정과 격려를 보내는 탈락자의 마지막 인터뷰 장면은 단편적인 행동과 말로 섣불리 사람을 평가하거나 어떤 한 가지 잣대로 절대적인 평가를 내리는 태도를 돌아보게 해주었으며, 다섯 명의 참가자가 남았을 때, 도전자 가족들이 보내온 영상 메시지는 어느 누구도 자기 가족들에게는 가장 소중하고 자랑스러운 아들, 딸, 남편, 아내가 아닌 사람이 없음을 느꼈다.

우승자는 생방송으로 진행된 최종회에서 마지막 남은 세 명 중 그간 시청자들이 보내준 누적 문자투표수로 정하게 되어 있었지만, 이날 함께 참석한 나머지 열다섯 명의 참가자가 각자 미션에 참가한 동안 자신이 받은 표의 10%를 최후의 세 명 중 한 명에 보태준다는 미공개 규칙을 추가하여 심사위원의 면접과 시청자 문자 투표 그리고 함께 지낸 동료들의 지지를 종합한 평가로 최후의 1인을 뽑게 하였다. 시청자의 압도적인 지지를 입은 우승후보자였으나 최종 3인 선발 직전에 탈락한 도전자는 자신에 패배를 안겨줬던 동료에게 우승 자격이 있다며 자신이 줄 수 있는 2125표를 기꺼이 선물해주었으며, 최종 우승은 수차례 탈락 위기를 극복하고 자신을 수정해나간 도전자에게 돌아갔다. <도전자>는 내면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극한의 미션들과 참가자들의 도전정신으로 마지막 순간까지 기존의 생각들을 바꿔주고 예상치 못한 감동과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황혜영 서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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