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김광태(노인문제 연구소장·행정학 박사)

'나 늙어 노인되고 노인 젊어 나였으니 나와 노인 따로 없다' 생명을 가진 모든 생물은 영원히 늙지 않고 영원히 죽지 않는 것은 없다. 그러나 예부터 사람들은 영원히 늙지 않고 오래 살기 위해 불로장생을 꿈꿔왔다.

진나라의 진시황제는 불로장생을 위해 봉래산에 불로초가 있다는 영약을 구하기 위해 3천명의 동자를 보낸 이야기는 유명하다. 그러나 그들 중 아무도 돌아오지 않았다. 이 세상 어느 곳에서 그런 영약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생노병사는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숙명이어서 늙을 수 밖에 없는 자연의 철칙을 거역할 수 없으며 누구나 언젠가는 노인이 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거슬러 올라가 20세기 초 우리나라 조선시대에는 천연두, 콜레라 등 그 시대 의학으로는 예방할 수 없었던 전염병 등의 만연과 굶주림으로 널려있는 죽음들은 평균수명 24세라는 짧은 생애를 마감했던 때가 불과 50~100년 전의 일이다.

오늘의 현실을 직시해 보면 보건의학의 발달과 생명공학의 발전은 수명 100세를 추구하는 인류의 꿈인 황혼의 장수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간과 할 수 없는 것은 우리나라의 평균 수명이 2002년을 기준으로 하여 남자 75세,여자 80세로 20년 동안 남&amp;amp;amp;amp;middot;여 수명이 10세나 늘어났으며 1년에 6개월씩 늘고 있는 셈이다. 장수시대의 도래로 우리나라는 전체인구 중 노인인구가 9%로 이미 고령화 사회를 지나고 있으며 지금 농촌지역은 초고령 사회로 집입하였다. 주목해야 할 일은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감소가 산업의 원동력이 줄어든다는 것이 앞으로의 문제가 가시화 되고 있다는 점이다.

장수시대와 더불어 인류사회의 가장 큰 특징이 있다면 풍성한 영양, 풍부한 자원, 위생적 환경, 첨단의료기술 등 산업사회의 발전으로 인류 사회의 수명을 혁명적으로 연장시켜주는 역할은 장수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인간의 생명은 유한하고 장수라는 그 자체가 희소하기 때문에 장수가 축복받은 것이며 이러한 요인들은 인위적인 인간의 수명을 선택적으로양산하므로 많은 문제가 나타날 것이며 사회 구조의 지각과 변동이 예상되고 있으므로 장수사회가 언젠가는 축복보다는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감지해야 한다.

장수가 인류에게 독을 주는 것이 있다면 수명연장으로 삶의 기회를 더 많이 맛보고 일찍 죽는 공포에서 벗어나는 개개인의 실존에서 중요한 의미도 갖게 하지만 사회적,문화적,경제적 측면에서 볼 때 장수시대의 도래는 경제활동 인구가 크게 줄어들고 소외계층의 노인들이 늘어나 무병장수보다 유병장수의 고통확대는 생리적,심리적 사회 고통을 증가시키고 있다.

인간의 본능적 욕구는 오랜 시간을 현실 속에서 머물러 싶어 하고 복지를 추구하는 것이 욕망의 근원이 되고 있다. 그러나 장수사회의 도래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젊은 세대와 정신적, 경제적,정치적 갈등의 초래는 물론 노인인구가 유년인구를 넘어 노동시장이 경직되고 복지 부담금의 출혈로 인류생활의 전반에 탈사회화가 될 수도 있다.

비생산적인 또는 피부양층인 노인들을 사회전체가 보살피기 위해서는 젊은 인구의 헌신적인 희생과 노력이 불가피하나 세대간의 이해가 지탱하기 어렵고 가능성이 희박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급격하게 연장되는 노년기는 노인 자신들이 스스로 관리할 수 있어야 되겠지만 현실은 그러하지 못하다.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65세 이상의 노인들은 지난 세월을 다 바쳐 살기 좋은 나라를 이룩한 분들이다. 소비의 집단이라고 소외되고 홀대받고 격리되는 노인들에게 장수시대를 슬기롭게 대처하고 자립할 수 있는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기반 구축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환경 조성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이다.

김광태(노인문제 연구소장&amp;amp;amp;amp;middot;행정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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