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돈이다.' 라는 말처럼 누구에게나 시간은 참으로 소중하다. 하나 주부들은 때론 이 금쪽같은 시간을 자신 아닌 가족들을 위해 할애하기 예사이다. 가정에서 주부의 가사 노동 시간은 아무리 가전제품 등의 발달로 삶이 편리해졌다고 하지만 그다지 줄어들지 않은 듯싶다. 맞벌이인 경우 집안일은 몽땅 아내 몫이 아닌가. 다수의 맞벌이 주부들은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여 틈틈이 집안일을 한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젊은 부부들 보다 중, 장년 부부들의 가정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럴수록 남편들의 배려의 손길이 절실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어느 남편은 아내랑 대화하는 시간(?)조차 아끼느라 그랬는지 모르겠다. 메모로 아내에게 사사건건 집안 일등을 지시하였다고 한다. 헌데 그게 아내의 일을 간섭함은 물론 긴장감까지 안겨주는 행위로 간주, 충분한 이혼 사유가 되어 법원에서 이혼을 승낙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남편은 우스갯소리로 간이 배 밖에 나온 남자이다. 집안일을 거들기는커녕 물 한잔도 직접 따라 먹지 않는 것은 다반사일 것이다. 아마도 이 남성은 자신의 잦은 잔소리에 아내의 내성을 견디다 못해 나중엔 메모지까지 동원하는 수법을 발휘했는가본데 끝내 그 행위로 말미암아 아내에게 버림받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는 아직도 잔존해 있는 가부장적인 권위주의 탓이기도 하다.

세상은 바뀌어 현대엔 아내들이 남편들의 부당한 처사에 예전처럼 숨죽이며 사는 세태가 아니다. 이젠 여성들도 사회적 지위도 높아지고 의식들도 많이 향상돼 양성 평등을 외치며 남성들과 당당히 맞서고 있는 추세이다. 삼종지의(三從之義)를 미덕으로 여기던 시대는 지나갔다고 봐야 한다. 요즘은 여성들이 황혼의 나이에도 이혼 및 재혼이 늘고 남편이나 시댁에서 자신들에게 사람대접을 제대로 안 해주면 걸핏하면 이혼을 들먹이기도 한다.

이즈막도 남자들이 가부장적 권위주의에 젖어 있다면 그런 갑옷 따윈 훌훌 벗었으면 좋겠다. 안 그러면 남편들이 점점 설자리가 없어질 것이다. 어찌 보면 남편들의 가부장적 귄위주의 탈피는 가정의 화목과 행복을 위해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집안에서 남편들이 앞치마를 자주 두를 때마다 아내는 거울 앞에 서는 시간이 늘어 아름다운 여인으로 다시금 변신 할지 모를 일이다. 아내가 아름다운 여인으로 되돌아온다면 세상에서 가장 기쁠 사람은 다름아닌 남편 아닌가.




/김혜식 하정문학회 회장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