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것이 거추장스럽고 촌스럽고 빈티난다고 하여 우리들은 이미 많이 버리고 많이 잊고 산지 오래 되었다.

옷이며 가구들이며 의식주, 문화 등 모든 면에서 새로움을 즐기고 최신을 찾아 외국 문물들을 받아 드리면서 빠른 속도로 유행은 바뀌고 그러면서 우리들의 삶도 쾌나 윤택해진 것은 사실이다.

사회 패턴은 언젠가부터 감성이라는 바람이 불고 옛날을 그리워하는 인간의 내면적인 충동이 일어나기 시작하면서 우리사회에도 復古(복고)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회갑이 된 통기타 가수들이 부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더니 여성의류 판매장에는 재킷만이 쇼윈도에 걸리고 하의는 짧은 치마나 핫팬츠를 입으면 되는 복고스타일의 의상이 유행하고 있다. 통기타 학원에는 수강생이 줄을 있고 도심의 카페에서는 엘피판으로 음악을 틀어주면서 70년대 유행하던 음악다실을 연상케 해주는 점포가 늘고 있으며 잘 보관된 유명한 엘피판들은 한 장에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사람은 어릴 때는 옛날을 돌아볼 겨를이 없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과거에 대해 더 생각나고 집착하게 된다고 한다. 복고가 우리 문화의 다양성을 키우고 정체성을 확립하여 사회를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은 분명히 있을 것 이며 정체성을 확립하고 잃어버린 인간성의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너무 많은 에너지를 복고 쪽에 실어주다 보면 새로운 문화의 도입과 정보 수집에 뒤떨어질 수 있다는 것은 우리가 알아두어야 할 것이다.

최신을 따라 빠른 속도로 달려온 우리 사회에 때 마침 불어오는 복고의 바람은 어쩜 우리에겐 비타민과 같은 사회의 영양소가 될 수 있다. 오랜만에 찾아온 복고의 바람을 우리는 멋들어지게 즐기고 추억을 새기는 아름다운 사회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복고로 인한 새로운 문화의 유입이 차단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복고와 최신의 융합을 적당하게 유지 하면서 건강한 사회 트랜드가 되도록 한다면 모처럼의 복고바람은 사회 전반에 많은 영향을 주면서 국가 경제는 물론 사회의 체질 개선까지도 좋은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복고의 바람과 최신의 공기가 합해져서 사회의 훈풍으로 작용한다면 국익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며 국민 개개인의 삶에도 행복이라는 큰 선물을 충전해주는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사회 전반에 불어 닥친 복고 열풍은 우리 농업에서 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이미 웰빙 바람을 타고 시작된 유기농업이 바로 복고 농업의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고 재래종 고추를 재배하여 큰 소득을 올리는 농가가 있으며 재래종 상추가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등 농업에서도 복고 바람이 일어나고 있다. 토종닭의 사육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 되었지만 이젠 재래종 가축의 사육에도 우리는 눈을 돌려야 하며 옛날 간장하나만 가지고도 맛있게 햅쌀밥을 해 먹을 수 있었던 팔달 등의 일반계 옛 품종들과 비록 수량은 작지만 각종 재래종 유색미도 다시 찾아내서 재배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더 계발할 가치가 있는지 연구해야 할 것이다.또한 농법에서도 이미 유기농법이 웰빙과 함께 확산되고 있지만 옛날 농법의 복구와 발굴을 통해 농업의 교육적 가치로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발전 시켜나가 모처럼 찾아온 복구 열풍을 우리 농업에서도 적극 활용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농업과 복고풍의 연결은 우리의 민속을 지키고 계승하는 이중적 이익을 담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판단되며어떻게 복구하고 발굴하고 계승 발전시키느냐에 따라 크나큰 부가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어 고령화와 공동화로 어려워진 농업 환경에서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윤명혁 청원군농업기술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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