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8일이 바로 절기상 겨울기운이 시작된다는 입동(立冬)이다. 예로부터 농경위주의 생활을 해왔던 동양은 1년을 24개의 절기(絶氣)로 나누어 놓고 각각의 때에 맞추어 씨 뿌리고 김매는 등의 농사일을 해 왔다.

물론 입동이 지났다고 당장 겨울이 오고 날이 추워지는 것은 아니다. 현실은 기(氣)의 세계가 아니고 형(形)과 상(象)의 세계이기에 오시(午時:11시 30~13시 30부)에 태양은 가장 정면으로 지구를 비추며 대지에 열과 빛을 쏟아 붙지만, 정작 우리가 느끼는 열기는 미시(未時:13시30분~15시30분)경 부터 신시(申時: 15시30분~17시30분) 초반 사이가 된다. 이렇게 현실은 일의 시작이 결과로 나타나는 데에 시차가 있게 된다.

특강을 통해 동양미래예측학(역학)의 허실을 파헤쳐 신비를 벗기고 논리적 관점으로 재정립시키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그러다보니 기이한 현상들이나 역학관련 인터뷰가 종종 들어온다.

지난해 11월 무렵 TV방송사에서 인터뷰를 요청했다. 해마다 11월만 되면 연예인들에게 좋지 않은 사건사고가 많이 일어난다고 하는데, 과연 이러한 "연예계 11월 괴담"이 역학적으로 근거가 있는지 알려 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러고 보니 올해 역시 11월이 시작 되자마자 어김없이 연예계에 대마초 흡연사건, 사기혐의 피소, 폭행사건, 음주운전 사고 등 굵직한 사건들이 터지며 11월 괴담설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 같다는 뉴스들이 심심치 않게 보도 되고 있다.

동양 역학에서는 만사와 만물을 목 화 토 금 수 오행(五行)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들 오행은 서로 생(生)하고 극(剋)하는 작용을 통해 대자연의 변화를 실현해 간다고 보는 것이 오행설의 관점이다.

연예인들은 오행으로 분석할 때 화(火)에 해당된다. 오행 화는 밝고 화려하고 명랑함을 의미하지만 다소 산만한 특성과 이상주의적 성향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러한 화는 금(金)을 만나면 기운이 쇠진되고 수(水)를 만나면 극(剋)을 당하여 무너지게 된다는 것이 오행 상극(相剋)의 원리이다. 이에 따르면 화의 직업군에 속하는 연예인들은 화를 극하는 수를 만나게 되면 타격을 입게 되는 것이다.

계절로 볼 때 겨울은 수에 해당한다. 그리고 입동은 바로 수의 시기가 시작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즉 11월은 화의 직업군인 연예인에게 불리한 수의 계절이 시작되는 시기인 것이다. 물론 11월 보다는 동짓달이 들어 있는 12월이 더욱 수의 기운이 강하다. 때문에 연예인들에게 더욱 불리한 시기는 11월보다 12월일 수도 있다.

그런데 12월 보다 11월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것은 11월은 겨울이 시작되는 변화의 마디이기 때문이다. 사실 화의 기운은 이미 금 기운이 시작되는 입추(立秋: 8월 8일)부터 내면적으로 서서히 기울어지기 시작 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이미 일찍부터 내면적으로는 화의 기운이 기울어지기 시작되었지만 외면적으로는 아직 그 여파를 누리며 버텨오다가 11월 수 기운을 만나며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모든 연예인이 오행 화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기에 모든 연예인이 수 기운의 겨울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겨울이 되면서 더 잘나가는 연예인도 있다. 그렇지만 연예인의 특성상 다른 오행에 비해 화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사실이기에 여타의 계절이나 시기에 비해 겨울에 어려움을 겪는 연예인이 많게 되는 것이다. 또한 그렇기에 변화가 시작되는 마디인 11월에는 연예계에 유독 사건과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해석해 볼 수 있다.




/소재학 미래예측학 박사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