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 영화 취소 등에 분통 터트려


부산국제영화제 개막 3일째 드디어 영화제 팬들이 큰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아시아 최대 영화제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은 운영과 관람객을 위한 편의가 부족함이 곳곳에서 드러나기 시작한 것.

영화팬들은 평소에 관람하기 힘든 훌륭한 작품을 볼 수 있다는 기대도 잠시 영화가 돌연 취소되거나 영화관내 편의시설 결함 등으로 불편함을 겪었다.

5일 오후 '아시아영화의 창'부문에 초청된'먼지 속의 삶'(감독 간 샤오얼) 을 관람하기 위한 영화팬들은 이유조차 모르고 상영관 입구에서 30여분을 기다려야만 했다.

영화제 관계자는 극장 내부 사정으로 인해 상영이 지연됐다며 양해를 구했고, 자원봉사자들은 격분한 영화팬들을 이해시키기 위해 애를 썼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흐르자 상영관 입구는 아수라장이 됐고, 다른 영화팬들을 의식한 듯 서둘러 상영관으로 입장을 시켰다.

영화를 관람 할수 있다는 말에 입장 한 영화팬들은 진행팀의 어이없는 말에 또 한번 흥분을 했다. 먼지 속의 삶은 플레이 방식 차이로 상영이 불가했기 때문이다. 기계상의 문제로 영상을 보여 줄 수 있으나 사운드가 작동이 안됐다.

영화제 관계자는 "기계상의 문제로 상영 취소가 불가피하고 전액 환불 혹은 재상영을 할 경우 무료 입장을 취하겠다"며 "정확한 원인은홈페이지에 통해 공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영화팬들은 아쉬움을 달래 챈 극장 밖으로 나가야만 했다. 12회를 맞는 영화제가 무색 할 정도로 운영 상의 허점을 보인 채 6일 밤 10시30분과 10일 밤 오후 2시에 재상영이 결정됐다.

영화팬 이근호씨 (26·서울)는 " 영화를 보기 위해 시간에 맞춰 남포동에서 급하게 왔는데 돌연 상영 취소라니 말도 안된다"며 "국제적인 행사인지 의문이 갈 정도이고 외국인 관람객에게 나쁜 인상을 심어 준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와함께엘레베이터 사고로 인해 영화을 놓친 경우도 있었다. 한모씨(30·대구)는 해운대 메가박스에서 영화를 보기 위해 지하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뒤 엘레베이터를 이용하려 했으나 일시점검 안내문을 보고 걸어 올라가다가 상영시간보다 10여분 늦게 도착했다. 한씨는 상영이후 입장이 불가하다는 방침을 듣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씨는"다른 이유도 아니고 상영관 내 문제로 인한 늦어진 경우인데도 입장을 시켜주지도 않고 환불 조차 해주지 못한다고 하니 어이가 없다"며 "어렵게 시간을 내 부산을 방문했는데 영화도 못보고 돌아가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부산=홍성헌기자 adhong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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