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 "북측 동의, 곧 구체적 내용 확정","북한 방송제작센터 타당성 조사도 마무리단계"

2007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의제와 별도로 남북은 평양이나 개성에 방송과 영화 제작을 위해 스튜디오가 포함된 세트장을 짓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방송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5일 "개성에 대규모 방송 세트장을 남북 공동으로 세우자는 우리 측 제안을 북한이 원칙적으로 수용했다"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추가 협의를 통해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오래돼 낡은 평양의 영화 세트장을 개보수하거나 아예 새로 짓는 방안을 모두 검토하고 있다"면서 "개보수하거나 새로 짓는 경우 모두 세트장뿐만 아니라 편집실과 스튜디오도 갖춰야 하는 만큼 규모가 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송위는 2002년 8월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위원회와 '남북간 방송협력에 관한 기본 합의서'를 체결하기로 합의했지만 아직까지 합의는 실현되지 않고 있다.

또 2003년과 2005년 남북 방송인 토론회와 영상물 소개모임을 평양과 금강산에서 개최하고 올림픽과 월드컵 등의 중계 화면을 북한에 송신하는 등 방송 교류를 적극 추진했지만 최근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방송위 실무자도 이 같은 합의를 확인하면서 "방송계 관계자로부터 이 같은 내용을 전달받았다"면서 "남측 대표단을 통해 세트장 건립을 서면으로 제안한 것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방송위는 남북 방송 교류와 관련, 외부에 연구 용역으로 발주한 '북한 방송제작센터 설립 타당성 조사 및 발전 방향 연구'가 이달 중 마무리되는 만큼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타당성 조사 차원에서 북측에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방송위 실무자는 "이달 중 연구 용역이 나오면 세트장 규모와 비용 조달 및 남북간 분담 방안 등 구체적 내용이 확정될 것"이라면서 "연구 용역을 바탕으로 북한 측 조선방송위원회를 통해 실무회담을 열자고 다시 제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 내용에 대해 관련 부처와 협의를 거쳐야 하며 남북협력기금과 방송발전기금, 방송사간 출연 등을 통해 비용을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방송 전문가들은 북한에 세트장이 건립되면 고려나 고구려 배경의 사극 드라마와 영화는 물론 북한 배경의 현대극까지 다용도로 촬영에 활용될 수 있으며, 남북 방송인 만남과 방송 프로그램 교류를 촉진하는 계기도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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