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 시대를 지나 지식정보화 시대를 거쳐 이젠 감성과 소통을 키워드로 하는 하이컨셉 시대가 되었다고 주창하는 학자들의 저서가 서점에 가면 흔히 찾아 볼 수 있게 된 것을 보면 바야흐로 감성(感性)시대가 된 것 같다.

산업사회가 시작되면서 오랜 기간 동안은 그저 기업이 물건을 생산하면 기업의 입맛에 맞게 생산하고 가격도 마음대로 결정하고 사후관리는 뒷전이었던 시대가 있었지만 인터넷이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이젠 소비자를 외면하거나 경영에 참여시키지 않은 기업은 도저히 살아남지 못하는 그야말로 고객이 왕인 시대가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 농업은 어떤가?

타 산업에 비하면 조금 더 늦게 소비자를 생각하는 농업을 연구하고 실행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지역별로 특산품의 브랜드를 상표 등록하고 연예인들을 동원해 그 브랜드를 광고하고 고객에게 좋은 이미지를 주어서 많이 파는 정도의 소비자 농업을 영위해 온 것이다.

물론 일부 농가에서는 정말 고차원적인 소비자를 위한 경영을 하는 우수 농가도 많이 있지만 대부분의 농업에서는 아직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소비자를 최고로 생각하기 보다는 우선 수량을 많이 생산하고 시장에 높은 값을 받고 파는데 목적을 둔 영농을 하다 보니 내가 생산한 농산물을 어느 소비자가 사고 먹을 것 인가에대한 연구와 고민에 더 많은 노력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어찌 보면 국민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식품을 생산하는 산업으로 타 산업보다 더 소비자를 생각하고 소비자를 위한 산업으로 발전해야 했건 만 그렇지 못했던 점에서 많은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다.

이제 내년부터는 모든 학교에서 주5일 수업이 실시되고 우리나라도 진정한 주5일근무제를 시행하게 되면서 농업도 소비자를 향한 발걸음은 빨라지게 될 것 같다.

이미 농림수산식품부에서는 내년부터 시작하여 2020년까지도시민을 위한 텃밭농장 8,000개소를 운영한다는 도시농업 활성화 계획을 발표해놓고 본격적으로 소비자농업을 추진 한다는 청사진을 내놓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렇듯 사회 트랜드의 변화에 따라 농업운영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되고 결국 진정한 소비자를 위한 농업의 실행은 우리들의 몫으로 남게 된 것 이다.

감성사회 소비자들의 마음은 누구든 직접 체험해보고 아니면 전문가에게 맡겨 보고 싶어 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우리 농업에 많은 이점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사과 과수원을 경영하는 농업인이라면 사과나무를 년 초에 소비자에게 1년간 임대해주는 방식은 어떨까?

농가는 년 초에 가을의 수익금을 미리 확보하여 경영에 많은 보탬이 될 것이고 또한 고객 들이 빤히 들여다보는 농업을 하다보면 정교하고 정성된 경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사과농사도 잘될 수밖에 없을 것이며 소비자들은 자기의 사과나무가 생기고 아이들과 함께 경영에 참여하면서 농심을 통한 정서 함양은 물론 간단한 농 작업을 통해 농업인과 호흡하면서 도시에서 얻지 못할 많은 에너지를 얻게 되고 결국 삶의 활력도 찾게 되는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윈윈하는 아주 바람직한 방법이 될 것이다.

비단 이런 사과과수원의 예뿐 아니라 농업 전반에 걸쳐 소비자와 농업인이 함께하는 농업, 소비자를 농업경영에 끌어 들이는 농업이야 말로 변화해 가는 사화에 맞는 최고의 농업 경영이 될 것 이다.

결국 소비자 농업은 농업의 대세이고 직접 소비자를 농장에 참여 시키지 못하더라도 내가 생산한 농산물을 구매해서 먹을 소비자에게 최대한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인터넷과 SNS 등을 통해 소비자와 소통하고 농업인과 소비자가 함께하면서 소비자는 농업을 이해하고 농업인은 소비자의 마음을 읽어가면서 생생해 가는 농업은 우리 농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며 도시민에게 건전한 농심함양과 정서 순화를 통해 국민건강 증진에도 많은 공헌을 하게 될 것이다.



/윤명혁 청원군농업기술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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