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하층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전체 국민의 45.3%라고 한다. 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하층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참으로 충격적인 통계다. 우리나라 수출 순위가 세계에서 7위에 해당하고 경제 규모도 세계 13위권의 경제 대국인데 국민들 생활 수준은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1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가구주의 45.3%는 소득과 직업,교육 등을 감안한 사회경제적 지위에 대해 '하층'이라고 답변했다는 것이다. 물론 소득이 많은 사람도 스스로 하층이라고 대답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어떻튼 자신이 하층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절반 가까이 된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이같은 답변 비율은 지난 2009년에 하층민이라고 답한 비율 42.4% 보다 무려 2.9%포인트나 늘어났다. 결국 세월이 지나면서 사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는 것으로 경제 규모가 늘어난만큼 삶의 질은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장기간의 경기 침체가 국민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이다. 스스로 하층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못하다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어서 요즘의 경제 실태를 대변하는 것이다.

자신이 '중간층'이라고 답한 사람은 52.8% '상층'이라고 답한 사람은 1.9%였다. 2년 전 통계에 비해 중간층은 2.1%포인트, 상층은 0.8%포인트 감소했다. 또 2년 전보다 '생활여건이 좋아졌다'는 응답은 올해 30.9%로 2009년 조사 때의 33.3%보다 줄었다.

남자 가구주와 여자 가구주의 체감 살림살이가 많이 다르다는 것도 드러났다. 남자에 비해 여자가 스스로 하층민이라고 대답한 수치가 높았다. 남자 가구주는 40.4%가 '하층'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여자 가구주는 절반이 훨씬 넘는 60%가 '하층'이라고 답했다. 중간층이라는 응답도 남자 가구주는 57.3%에 달했으나 여자 가구주는 38.1%로 차이가 많았다. 그만큼 여자 가구주가 살아 가기가 쉽지 않음을 보여줬다.

일생동안 노력하면 본인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가구주는 28.8%에 불과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삶이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그러나 자식 세대는 좋아질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아 자신보다는 자식에 기대를 거는 사람이 많았다.

물론 국민들이 인식하는 하층은 소득과는 별개로 보는 사람도 있었다.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이다. 실제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600만원 이상이어도 '하층'으로 인식하는 비율이 5.2%나 됐다. 이들은 600만원으로도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다. 자신을 '중간층'으로 인식하는 소득계층은 '월 500만~600만원 미만'이 87.4%, '월 400만~500만원 미만'이 81.2% 등의 순이었다. 월 소득이 최소 400만원 이상은 돼야 자신이 중간층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또 자신의 월 소득 금액에 대해 49.1%가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다. 절반이 자신의 소득이 적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소득 욕심에는 끝이 없다. 그러나 절반의 국민이 자신이 받는 봉급이나 수익이 적다고 생각하는 것은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나이가 들수록 소득에 대한 불만족은 더했다. 50대의 소득 불만족은 50.1%였으며 60대는 56.6%에 달했다. 국민의 32.1%는 여가생활에 불만이었으며 이는 경제적 부담 때문이었다.

국민들이 스스로 하층민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경제가 발전해도 빈부 격차가 벌어지면 하층민은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다. 이때문에 소득의 재분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정부는 알아야 한다.



/조무주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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