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를 키운 여자들

이 책은 역사 속에서 위대한 인물로 알려진 남자들의 부인 또는 연인으로 살았던이들에 대한 우울한 사실들을 언급하고 있다.

이들은 뛰어난 능력에도 불구하고 개인으로서 자신을 포기하고 남편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던 재능있는 여성들이었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아내 소피아 안드렙예브나 톨스토야(1844~1919)는후대에 악처로 알려져 있지만 그녀의 고뇌는 남편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그녀는일기에서 "그는 계획적으로 조금씩 나의 숨통을 조이고 터럭만큼도 나를 자신의 삶의 일부로 받아들여 지줄 않는다"고 불만을 적었다.

소피아는 톨스토이와의 결혼 생활에 대해 "'사람이 사는 데에는 살을 섞을 여자와 이성적인 관계를 나눌 여자가 필요하다.' 그렇다. 그의 이러한 신념을 29년 전에 알았더라면, 나는 결코 그와 결혼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저자는 "톨스토이가 성적인 것을 터부시해 거부했으며 아내의 소망이나 능력에 대해서는 안중에도 없고 자신과의 사이에서 낳은 여러 아이에게 전형적인 어머니 상이 되어 줄 것을 강요했다"고 평했다.

칼 마르크스의 아내 예니 베스트팔렌 마르크스(1814~1881)는 남편의 정치적 활동을 도왔다. 남편을 위해 논문을 복사하고 자료를 정리하는 등 '혁명의 심부름꾼'이자 비서로 활동했다.

이런 그녀를 두고 마르크스의 친구였던 프리드리히 엥겔스는 "예니는 날카롭고 비판적이며 정치적으로 조예가 깊은 동지였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엔 15년을 자료 수집과 원고 정서에 매달린 예니의 노력의 담겨있다."고 평했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아내 밀레바 마리치는 남편의 천재성에 버금 갈 정도의 두뇌를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저자는 "그녀는 아인슈타인과 사랑을 나누다가도 미적분과 전자기 이론을 토론하던 수재였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에게 노벨상 수상의 토대를 마련해준 다섯 편의 논문엔 공동연구자 밀레바의 이름이 빠졌다. "고 지적했다.

저자인 잉에 슈테판은 1944년 독일에서 태어나 1973년 함부르크 대학에서 독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베를린의 훔볼트대학 독문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18세기에서 20세기에 이르는 문학 발달 과정에서의 남녀 차별 문제에 관한 연구를 통해 수많은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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