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민 까마종 대표이사

한 민족의 고유한 정서가 담겨져 있는 옛 공예품들은 우아하고 경쾌한 멋을 지니고 있다.

70년대만 생각해도 수젓집이나 밥을 싸 두던 보자기, 바느질 바구니와 골무 등 오색 실로 수를 놓은 수공예품들이 집안 곳곳을 채우고 있었다.

특히 관혼상제나 명절 등에 내어 입던 색동저고리나 조끼, 방석과 베갯잇, 이불보 등 옛 향취가 물씬 풍기는 섬유제품들에 대한 기억 또한 생생하다.

하지만 현재는 급속한 경제성장과 새로운 문화의 흡수로 인하여 우리 문화 고유의 정서가 담겨져 있는 수공예품들은 서서히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고, 과학발전의 산물인 플라스틱 등의 합성수지 제품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또 침장 류 대부분은 서구식으로 대체 되었으며. 옷과 음악 입맛까지도 다른 나라의 유행을 따라 변해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우리민족의 개성을 잃어버리고 편리함이란 명분아래 깊숙이 서구화된 이 시점에서 나의 역할이 무엇일까,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까 구상하던 중 지인으로부터 창업에 관한 정보를 접하게 되면서, 전통과 현대의 조화라는 기본 컨셉 문화상품을 연구하고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회사가 지금 내가 경영하고 있는 까마종이다.

까마종은 철저히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멋스럼움이 담겨 있는 전통공예품과 섬유제품을 만들어내면서 한국적인 명품을 향해 한발 한발 내딛고 있다.

생존에 급급했던 경제성장기엔 우리민족의 정서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전통공예품의 아름다움을 돌아 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기 어려웠다.

이제 힘든 시기를 지나 약간의 경제적인 여유를 향유 할 수 있는, 참살이를 전 국민이 외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그 동안 잊고 있었던 우리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새로운 시각에서 발굴해 내국인과 외국인을 감동시킬 수 있는 고품격의 예술적인 상품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것을 모두가 인정하듯이 우리의 일상 속에서 또한 세계 속에서 우리의 고유한 미를 표출하여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 섬유제품을 보편화하는 것이 나의 소망이다.

문화적 센스를 이해하고 아끼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자신만의 컬러, 자신만의 개성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제품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수공예로 만들어진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한 제품, 어머니가 딸에게로 대물림 할 수 있는 그런 명품을 만들고 싶다.

나의 섬유공예제품에 녹아있는 우리의 하늘빛과, 자연 빛을 이탈리아나 프랑스가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는 섬유공예제품으로 거듭나는 것이 나의 큰 바람이자 목표이다.

세계인이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이해하고 사랑한다면 그들에게 대한민국은 가보고 싶은 나라, 문화를 체험하고 싶은 나라, 추억이 깃든 공예품을 간직하고 싶은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위안을 주며, 인간적 체취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물건들에 향수를 느낀다. 나는 따스한 마음을 소중히 담고 정성을 다한 섬유제품으로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메신저가 될 것이다.

우리 문화와 삶 속에 수천 년을 거쳐 짙게 배인 '한국의 미'에 현대적인 감각을 불어넣어 재창조하는 일은 얼마나 값지고 아름다운 일인가?

내가 잘 할 수 있고, 내가 좋아하는 이 일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

이제 모두의 사랑을 받는 섬유공예 제품으로 위안과 감동을 주고 세계적인 명품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송재민 까마종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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