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묘(辛卯)년 새해를 맞이한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또 1년이 지나가고 있다. 세밑가지가 되니 여느 때보다 누구나 상념(想念)에 젖는 것 같다. 올해도 예외 없이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해라고 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국가적으로도 큰일도 많고 어려움도 많았다.

여름 내내 폭우가 내려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입었고, 치솟는 물가와 일자리 부족 등의 경제난, 집단괴롭힘을 견디지 못해 목숨을 끊은 대구 중학생 이야기 등 안타까운 일도 많았지만, 우리나라가 2011년 12월 5일, 세계 9번째로 무역 1조 달러를 돌파한 것은 우리 민족의 저력과 비전을 보여준 쾌거이다. 우리 충북교육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3년 연속 1위, 청렴도 평가 3년 연속 우수교육청, 전국소년체육대회 3년 연속 종합 3위 달성 등은 어려운 여건에서 하나가 되어 최선을 다하여 이룩한 값진 성과이다.

또한 지난 12월 17일 아침,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했다는 보도를 이틀 후인 19일에 듣고 착잡한 마음 금할 수 없다. 북한 동포를 굶주리게 하고,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폭격 등을 일으키고도 사과 한 마디도 없는 장본인이 아닌가! 만행에 대하여 사과라도 하였다면 남북 간에 많은 소통과 발전이 있었을 텐데...... . 이 일로 비상근무령 4호가 발령되어 출장과 연가도 억제되었다가 며칠 만에 해제되었지만 씁쓸하였고, 문득 지난 여름 두만강 너머로 바라보던 북녘 땅과 주민들 모습이 아련하게 떠오르기도 한다.

이제 어려운 일과 좋지 않은 일들은 가는 해와 더불어 모두 씻어버리고, 희망차고 경사스러운 일들만 많기를 기원하여 본다.

새해에는 우선 '불광불급(不狂不及)'이란 말처럼 몰입하여 최선을 다하여 노력하고 싶다. 중요한 시기에 어렵게 뽑힌 최강희 국가대표 축구 감독도,

"어떤 일이든 그 일에 정말 미치지 않으면 절대 잘 할 수 없다"면서 "나도 축구에 미쳤고 축구에 미친 선수가 많은 팀이 좋은 성적을 내게 마련"이란다. 프로축구에서 업적처럼 대표팀 감독으로서도 성공하여 많은 교훈과 변혁을 주기 바란다. 열정과 노력 그리고 능력이 우리의 병폐였던 지연, 학연, 인맥, 간판, 학위보다 모든 분야에서 당연히 우선되도록.

또한 새해에는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 서로 경계가 아닌 사랑과 신뢰의 사회가 되어야 요즈음 위기에 처해있는 공교육도 바로 세우고 학교폭력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여름에 비가 오지 않기로 유명한 미국 캘리포니아 어느 공원에 거대한 나무들이 자라나는 숲이 있는데, 비도 잘 오지 않는 곳에서 일반적인 크기도 아닌 최고 112m나 되는 나무들로 자랄 수 있었던 이유를 알고자 식물학자들이 나무의 뿌리가 얼마나 깊은지 뿌리를 파헤쳐 보았는데 놀랍게도 뿌리가 옆의 나무들과 서로 연결되어 있었다는 양재복님의 '새벽편지 가족' 이야기처럼, 부족한 것을 주고받으며 서로에게 손잡고 힘이 되어, 더불어 살아가는 가슴 따뜻한 사회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새해에는 교원들도 더욱 부단한 연찬으로 전문성과 사랑으로 가르치고,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밥상머리 교육'을 되살려 보다 바람직한 생활을 하도록 지도하여 학교를 신뢰하고 선생님을 존경하는 풍토를 되살려야 하겠다. 이것은 학생과 교직원이 행복하고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만족하는 교육이 되는 지름길이라고 세밑에서 송구영신하면서 되새겨 본다.



/김진웅 경덕초등학교 교장·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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