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임진년, 60년 만에 찾아온 흑룡의 해라고 한다. 용처럼 신령스럽고 용맹하게 새해를 희망차게 새 출발할 때인데도, 새해 벽두부터 걱정되는 일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지난 해 가을부터 더욱 빈번해진 10대들의 학교폭력과 소중한 목숨을 끊은 사건들이 신문과 방송에 보도되고 우리 사회를 뒤흔들어놓고 있다. 얼마 전 학교폭력 특집 방송을 보면서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하였고 갖가지 걱정이 앞섰다.

2011년 12월에는 대구의 중학교 2학년이 친구들로부터 온갖 협박을 받으며 시달려온 끝에 스스로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으며, 뒤늦게 알려진 안산 어느 초등학교에서 6학년 여학생을 괴롭히고 심지어 성추행까지 한 같은 또래 남학생 8명이 재판을 받는 등 갖가지 일들이 우리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학교폭력에는 여러 가지 유형이 있지만, 신체적·언어적·정서적인 것일 수 있으며,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기도 하고 특정 기간 동안 반복되는 특징이 있고, 이것이 독버섯처럼 전염병처럼 퍼지는 것도 큰 문제이다.

필자가 교육대학원 초등학생 집단따돌림과 스트레스에 대해서 졸업논문을 쓸 때와는 환경이 많이 다르다.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학생들에게 대량 보급되면서 학교폭력의 방법과 유형들이 대중적으로 공유되고 학교폭력의 일반화와 보편화가 이뤄지고 만연되어 있어 불감증에 빠진 듯하다. 또한 전국적으로 크나큰 걱정거리가 되고 있는 학생인권조례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인권을 앞세워 교권에 마구 도전하고 각종 학교폭력들이 걷잡을 수 없이 일어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는 분들이 많다.

특히 일기장 검사, 소지품 검사 등도 제대로 할 수 없는 학생인권조례, 문제를 일으킨 학생들에 대한 체벌 금지 등 학생 인권에 대한 요구와 양보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학생지도를 위한 선생님들의 권한을 없애고 손발을 묶어 놓고 있는 것도 학교폭력 확산의 주원인이다.

최근 청와대에서 전국 시·도교육감이 모여 학교폭력 문제 간담회를 하였고, 이기용 충북도교육감이 교육청과 교육지원청에 학교폭력 대책 전담반 구성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그 동안 교사들이 가해학생도 제자라는 생각에 다소 엄격하지 못한 면도 있었지만, 앞으로는 학교폭력에 대해서는 무관용을 원칙으로 해야 겠다. 아무리 사소한 학교폭력도 범죄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해 '폭력 없는 행복한 학교'를 만들 수 있도록 철저하게 대책을 수립해여 한다.

충북지방경찰청에서도 지휘관 회의를 열고 4군데 교육지원청부터 학교폭력 전담경찰관을 배치해 예방교육과피해학생 보호 등의 활동을 하고, 인터넷 홈페이지(www.safe182.go.kr), 휴대전화 문자(#0117)를 운영한다니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다.

고통을 당하는 학생과 가족들에게 위로를 드린다. 또한 교원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명예퇴직까지 늘어나는 학교현실이 슬프기 짝이 없다. 학교폭력을 추방하고 예방지도를 하려면 무엇보다 교권을 회복시키지 않고는 절대로 될 수 없다. 정부와 국회는 교권 확립을 비롯한 효과적인 제도를 마련하고, 국민 모두 내 가족·자녀처럼 관심과 사랑으로 보듬어 실마리를 풀고 예방하는 고민과 노력이 절실하다.



/김진웅 청주 경덕초 교장·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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