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임진년 한해가 힘차게 출발하였다. 금년에는 대부분 세계 주요 선진국들이 글로벌 경제의 안정과 세계 평화를 위한 주요 시책으로 순조롭게 출발하고 있다. 대한민국도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앞두고 민생 안정에 역점을 둔 정부 시책으로 내실 있는 경제 목표에 역점을 두고 있다. 그 중에서 눈에 띄는 새로운 사업으로 금년 1월부터 2014년까지 본격적으로 남극대륙 세종기지에 이은 제2과학기지를 건설 할 계획이 있다. 그리고 제2 남극과학기지의 이름은 장보고이며 우리 역사상 9세기 초에 황해와 남해 그리고 동중국해에서 동북아 해상권을 장악하면서 무역왕으로 바다 개척의 영웅인 장보고 이름을 그대로 따서 지정하였다.

남극대륙은 지구상에서 가장 추운 지역으로 지구의 최남단 대륙이며 한가운데에 남극점이 있으며 주변에 남극해가 둘러싸여 면적은 1440만 제곱km로 아시아, 아프리카,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에 이어 다섯 번 째로 큰 대륙이며 한반도(남북한 합계) 62배 면적이다. 보통 남극대륙의 98퍼센트는 얼음으로 덮여있는데 대륙 중에서 해발고도가 가장 높은 대륙으로 꼽힌다. 남극의 영어 명칭은 Antarctica 으로 1959년 남극조약이 발효된 이후에 지금까지 서명한 46개 국가들은 군사행동과 광물 자원 채굴 금지 등을 통해 지구 평화와 자원 보존 차원에서 남극대륙을 미래의 보고(寶庫)라고 하며 가입한 모든 국가들이 과학적 연구 지원과 대륙의 생태 환경 보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까지 약 4000 여명의 과학자 들이 상주하면서 지구의 기후변화, 빙하, 운석, 천문과 우주에 관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3개의 상설기지와 쇄빙선 3척, 해군과 해경이 선박, 비행기, 헬기를 상시 지원해 주며, 영국은 2개의 상설기지와 1개 하계기지, 쇄빙선 2척, 헬기 6대이며 중국도 2개의 상설기지와 1개의 하계기지 외에 쇄빙선 1척과 비행기 2대를 보유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을 비롯한 8개 국가에서 2개 이상의 남극 상주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1986년 다른 나라에 비해 다소 늦게 남극조약에 가입하였고 1988년 킹 죠지섬에 세종과학기지를 설립하였다. 세종과학기지는 비교적 저위도인 남위 62도에 위치하여 다소 온화한 기후와 생물 등의 연구는 가능 하였으나 극지연구의 핵심인 대륙빙하로의 접근은 불가능한 한계로 제2의 과학기지 필요성이 계속 제기되었다. 2010년 3월 제2 남극대륙기지 건설후보지로 남위 74도 37분에 위치한 Terra Nova Bay 가 선정되었고 남극의 2퍼센트에 위치한 대륙위에 극지연구의 새장을 여는 대한민국의 진짜 남극기지가 위치하게 되었다. 장보고 과학기지는 최첨단 관측기가 구비된 연구실, 생활동, 발전실, 비상대피동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로써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호주, 중국, 아르헨티나, 칠레에 이어 세계에서 아홉 번 째로 남극대륙에 2개 이상의 극지연구 상주기지를 갖는 나라가 될 수 있다.

장보고 과학기지 건설에 크게 기여하는 배로 아라온호가 있으며 국내 최초의 쇄빙연구선이 있다. 그 동안 남극대륙에 상주기지를 둔 20여 개국 중에서 우리나라와 폴란드만이 쇄빙선이 없었다. 그래서 남극과학기지 연구를 위해 쇄빙선은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배이었다. 전 국민들이 배 이름 공모에 참여하여 지어진 이름은 아라온이다. 바다를 뜻하는 아라와 모두를 뜻하는 온의 합성어이다. 쇄빙선의 규모는 길이 111미터, 7487톤 규모이며 승조원 25명, 연구원 60명이 상주할 수 있어 독일의 Polarstern에 이어 두 번 째로 큰 쇄빙선이다. 아라온호는 1미터 두께의 얼음을 깨면서 시속 3노트, 비상응급시에 360도 회전 가능하여 가장 안전한 쇄빙선이다. 그래서 2011년 12월 말에는 남극기지로 가는 도중에 때마침 고장나서 표류하던 러시아 어선 스파르타호를 구조하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수리, 견인까지 하면서 안전하게 인도적인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기도 하였다. 이제는 모든 열강들이 남극대륙에 엄청난 도전을 하고 있다. 지구상의 유일하게 남은 자원의 보고(寶庫), 그리고 그와 함께 진행되는 소리 없는 영토전쟁. 제2남극과학기지를 통해 대한민국의 자긍심 고취와 도전정신을 함양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새해에는 흑룡의 기운을 받아 대한민국의 국운융성에 장보고과학기지의 건립과 더불어 아라온호의 큰 역할을 기대해 본다.



/이태욱 한국교원대 제3대학장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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