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사 추진력이 강하며 배포가 크고 리더십이 특출하고 정직한 사람은 주변에 진실한 사람들이 많이 몰려든다. 하나 아무리 리더십이 강하고 뱃장이 두둑하고 추진력이 남달라도 인품이 간교하고 교활하면 진정한 자기편의 사람이 없다. 한마디로 마음이 아름답지 않은 사람은 리더십도 결여될 수 있다는 말이다. 추심(醜心) 곁엔 초록은 동색이라고 끼리끼리 같은 부류만 몰려들다가 무엇으로든 자신의 잇속을 구하게 되면 주변인들이 하나 둘 떠나기 마련이다. 남 보기엔 마당발이고 대단한 리더십을 지닌 듯하여도 실속은 없다. 빈 수레여서 그동안 소리만 요란스러웠을 뿐이다.

이런 경우는 남성못지 않게 여성도 마찬가지지만 여자가 아무리 훌륭한 인품뛰어난 리더십을 갖췄어도 여자이기 때문에 사회적 제약을 받는 게 무수하다. 이는 사회곳곳에 드리워진 걷히지 않은 성차별의 그늘 탓도 있지만 어려서부터 남자아이와 달리 너무 여성성(女性性)을 강요받은 교육 탓이 아닐까 싶다. 여성은 천성적으로 남성에 비해 다수가 성격이 소심하고 섬세하며 감성이 풍부하다. 배포도 남성처럼 크지 못하다. 또한 강한 리더십을 갖추도록 어려서부터 교육받지 않은 게 사실이다. 더구나 40-50대의 중장년 층 여성일수록 어려서부터 '여자는 조신해야 여자답다.' 라는 교육을 학교서나 가정에서 은연중 받고 자랐다. 지금도 그런 생각은 잔존해 있다. 사회적으로 여성을 바라보는 그릇된 시각이 바로 그것이다. 그래서일까? 여자가 똑똑하면 독하다고 한다. 여자의 적(敵)은 여자라고 오히려 동성끼리도 똑똑하고 잘난 여자를 질투하며 경계한다. 이런 시각이 여성의 리더십을 방해하는 첫째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사회정서는 정치적으로도 작용하여 여성 정치인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이번 총선과 머잖아 다가올 대선을 앞두고 정가의 여야 모두 여성 정치인들이 대표를 맡아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 되고 있다. 그동안 온갖 비리, 부패, 정치적 구태를 접해온 국민들은 남성 정치인들이 주류를 이뤘던 정치판에 여성 정치인들의 등장을 지켜보며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나라 살림을 알뜰히 챙겨 민초들이 등 따시고 배부르게 잘살게 해줄 것이라는 꿈이 그것이다. 더 이상 이 땅의 실업자가 넘치지 않도록 국정을 잘 보살필 것이라는 희망에 벌써부터 그들에게 거는 기대가 자뭇 크다고 할 수 있다. 하나 일각에선 정치적 극한 상황에 직면 했을 때 남성 정치인에 비해 여성 정치인들은 결단력이 부족하여 제대로 지도력을 발휘할지에 대하여 의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솔직히 여성들이 남성들에 비해 결단력이 다소 부족한 게 사실이다. 이는 이성적인 남성들의 사고와 달리 여성들은 감성적으로 치우치는 면이 과다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점이 여성 정치인들의 핸디캡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자칭 리더십 강하고 추진력이 특출하며 과단성 있다고 자부하던 남성 정치인들은 과연 정치의 진두에 서서 그 무엇을 제대로 해냈는가. 연일 신문지상이나 매스컴을 도배하는 이야기 전부가 비리 일색 아니었던가.

올해는 여야의 정당 대표 모두가 여성이라는데 우선 희망이 있다. 비록 남성 정치인들처럼 정치인으로서 갖출 요건이 미비할지는 모르나 정치인이기 앞서 그들은 여성이다. 여성의 아름다움은 세상의 모든 추(醜)와 악(惡)을 감싸는 짙은 향기이다. 그 아름다움은 여성 정치인들 내면에 마음의 거울을 하나씩 필경 준비하게 할 것이다.



/김혜식 하정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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