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아날로그 시대를 지배한 나라는 일본이었다. 그리고 그 후 집중된 힘을 가진 이건희체제로 삼성이 소니를 앞서간 결과 디지털 시대는 한국 몫이었다. 그 다음 그린산업과 바이오산업은 어느 나라 차지일 까? 불행하게도 이건희회장이 중국이 우리를 따라 오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 이라고 말씀하셨지만 그린 산업은 이미 중국 것 이다. 또한 일본은 힘이 빠져 보인다고 말씀 하셨지만 바이오 분야의 선두주자임을 부인할 길 없다. ㅋㅋ, 근데 오늘 내가 왜 이리 거창하게 칼럼 글을 시작하는지 모르겠다. 통상 여자 이야기나 늘어놓는 것이 내 칼럼의 주된 내용인데 이제 내 나이도 50세 중반이어서 젊잖게 보이려고 그러는지 몰라도 칼럼 글 스타트가 매우 유식한 척 시작하니 괜히웃음이 나온다.

아무튼 천하가 알아주는 이 한량이 오늘 심각하게 칼럼 글을 시작한 것은가슴이 답답해서 그렇다. 솔직히 칼럼에 매일 여자이야기만 쓸 정도로 우리가 태평성대였으면 좋겠는데 그렇지 않아 마음이 무겁다. 이유인 즉 과학기술이 지난 50여년간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으며 또 향후 50년간 미래 국가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 확충을 위해서는 그 역할이 더욱 강화되는 시점인데 이에 대응하는 사회적 움직임이 없어서 그렇다.사실 국가와 사회 또는 조직이나 개인 할 것 없이 과학기술이 가져올 변화를 얼마나 정확히 읽고 신속히 대처하느냐가 바로 경쟁력의 핵심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나라 이공계 출신의 활동영역이 매우 좁고 그 역할 또한 극히 미미하다. 일예로 우리나라 전체 국회의원 299명 중 이공계 출신은 4.4%인 11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국가 전체 예산 중 3분의 1이 과학관련 예산이다.

같은 이공 분야에서도 자기 세부전공이 아니면 잘 알기 어려운데 고작 이공계 출신 11명에 나머지 분들은 내가 알기로는 법조계 출신 등 인 것 같은데 이 분들이 아무리 재주가 많아도 어떻게 과학기술 예산을 심도 있게 심의 할 수 있을 지 내 머리로는 납득이 되지 않는다. 하기사 이런 일이 어디 예산 심의 뿐 일까. 정책 결정이나 법안 제출 시에도 그대로 적용되지 않을 까?

물론 전공 분야가 아니더라도 능력 있는 분들이 있을 것 이지만 우리 눈에는 그게 잘 보이지 않는다. 주로 국회의원 되시기 전에 하셨던 일들이 남을 정죄하는 일이니 이 분들 눈에는 남의 잘못을 아주 잘 들춰낸다. 게다가 알고 있는 게 법학 지식이니 툭하면 서로 고소 고발에 아주 능숙하다.

과학기술의 중요성은 이구동성으로 외치면서도 막상 비례대표 국회의원과 정부 고위층 인사 등에서는 이공계출신이 철저히 소외되고 있는 실정이다. 2010 이공계 출신 고위공직자 비율은 25.8%에 불과하고, 국회에 진출한 과학기술인 비율도 OECD국가 중 꼴찌이다. 이제 얼마 후면 정당들이 공천을 하고 비례대표의원을 선정할 것 이다. 이때 각 정당이 이제는 이공계출신을 비례대표로 그리고 또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공천하길 바란다. 이것이야 말로 참된 개혁이고 선진화이다.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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