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꾸었다. 국어사전에 의하면 누리란 '세상을 예스럽게 이르는 말'이다. 새누리를 쉽게 직역한다면 새세상이라는 말이 될 것이다. 새로운 세상, 새로운 나라 그런 뜻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당명을 두고 말이 많다. 우선 많은 사람들이 정체성이 없고 지향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당명으로는 너무 나약하다는 말도 들린다. 한나라당도 말이 많았다. 한나라당을 패러디한 두나라당이라는 말이 유행하기도 했다. 친이계와 친박계를 두고 한말이다.

새누리당을 벌써부터 새머리당, 에누리당, 새뇨리당, 세누이당이라는 패러디가 나오고 있다. 일단 많은 국민들은 친금감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 누리라는 말이 일반적으로 쓰이는 단어가 아니고 새누리라는 단어 자체에 받침이 없어 유약해 보이며 언뜻 무엇을 지향하는지 이해 하기 힘들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인 것 같다.

한나라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한나라는 큰나라라는 뜻이지만 새누리는 새나라라는 것이어서 그게 그거 아니냐는 것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집권 여당의 당명이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지적을 받는다면 그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민주통합당의 당명이 결정됐을때 국민들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아무도 이 이름에 이의를 다는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누구나 이 당명을 들으면 대체적으로 정체성을 이해하게 되고 지향점도 알게 된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정체성이 부족하고 희화화 하기도 쉽다. 그래서 당 안팍에서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일부 네티즌들은 "당가는 싸이의 새, 로고는 앵그리버드"로 하라는 말에, 심지어 강아지 이름같다, 교회 이름이냐 하는 비난도 있다. 또 "새누리당 당사는 누리집이고 당원들은 누리꾼인가"라는 비난도 들린다. 당명을 두고 이처럼 많은 비판이 나오는 것도 참으로 드문 일이다.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속 터진다. 새머리당이라고 벌써 놀린다"며 "자긍심이 없는 이름, 보수를 지우기 위한 이름 같다. 당당하게 심판받더라도 제 이름 그대로 가야 하는데"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또 "비장함도 없고 가치도 깃들지 않고, 명분도 철학도 고민도 없는 이름"이라고 지적했다. 심지어 "친박연대보다는 낫다"고 비꼬기도 했다.

친박 핵심인 유승민 의원도 "새누리당이란 이름에 가치와 정체성이 담겨 있지 않다"며 "이런 중요한 문제는 반드시 의총을 열어 의원들의 뜻을 물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새누리당 일부에서는 "노이즈 마케팅 성공, 초반부터 이런 관심이라면 성공한 것"이라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새누리당은 전두환, 노태우 전직 대통령으로 상징되는 민주정의당이 전신이다. 민정당은 1988년 4월 총선에서 야당에 패배해 의석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하자 김영삼 총재 주도의 통일민주당, 김종필 총재의 신민주공화당과의 합당하여 민자당 즉 민주자유당을 만들었다.

이후 민자당은 1995년 자유민주연합이 분열해 나가고 전두환, 노태우 두 사람이 구속된후 신한국당으로 개명했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도 과반수를 얻는 데 실패 여소야대가 되자 1997년 11월 통합민주당과 합당하여 한나라당을 탄생시키게 된다. 한나라당은 조순 초대 총재가 직접 지은 이름으로 알려지고 있다.

14년간 한나라당 당명이 지금까지 이어졌으나 혁신하라는 국민들의 요구에 새누리당으로 바꿔 새로운 모습을 보이고자 하는 것 같다. 그런데 벌써부터 당명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새누리당이 국민들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이름 못지 않게 내부 개혁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것이다.



/조무주 논설실장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