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에서는 60갑자(甲子)라 하여 간지(干支)를 매월에 배당하여 써왔는데, 이중에서 음력 11월은 동짓달로 자월(子月:양력 12월)이라 하고, 음력 12월은 축월(丑月:양력 1월), 음력 정월(正月: 양력 2월)을 인월(寅月)이라 한다. 또한 12개의 각 월마다 초와 중반에 초기와 중기 두 개의 절기를 배당하여 24절기라 불러왔다.

해마다 2월 4일에서 5일이 되면 긴 겨울이 끝나고 새봄이 시작 된다는 입춘(立春)이라 하여 크게 반기며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등의 입춘축(立春祝)을 써서 대문 등에 붙이기도 한다. 입춘은 24절기 중 새해가 시작되는 첫 절기라고 한다.


- 새해 첫 절기


입춘이 단지 봄의 시작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사주명리학에서는 입춘이 지나야 비로소 새해가 적용된다. 2011년은 신묘(辛卯)년으로 토끼띠이고 2012년은 임진(壬辰)년으로 용띠이다. 양력 2012년 2월 1일에 태어났다면 통상적으로 토끼띠로 알고 있다. 그러나 아직 입춘이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사주팔자 기준으로는 용띠가 아니라 토끼띠가 된다. 즉 양력 1월 1일인 신정이나 음력1월 1일인 구정에 관계없이 입춘이 지나야 바뀐 새해가 적용된다.


-동지(冬至) - 태양의 부활


12월 22일은 작은설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동지 이다. 동지는 24절기 중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긴 날이다. 동지는 하지부터 짧아져왔던 해가 다시 길어지기 시작하는 터닝 포인트이다. 그러다보니 동지는 동양이나 서양이나 태양이 다시 부활하는 시기라 하여 큰 의미를 부여하고 기념하는 풍습이 전해지고 있다.

사주팔자의 기준은 양력이다. 누군가 태어난 시점에 대한 태양과의 상관관계를 초기조건으로 설정해 놓고 그 관계변화를 통해 삶의 길흉 등을 예측해 나가는 학문이다. 그렇다면 그 기준이 태양의 기운 실질적으로 가장 크게 변하는 동지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늘은 동지에 열리고 사람은 입춘에 열린다.

동지를 지나면서부터 양(陽)의 기운은 시작이 된다. 그러나 그 양의 기운이 인간사에 반영되기 시작하는 시기는 입춘이다. 그렇기에 입춘이 되어야 새해의 기운이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는 관점인 것이다. 현실에서도 정오(12시 30분)에 태양이 가장 밝게 비추지만 실제 가장 따뜻한 것은 2~3시경이 되어야 하고, 6월 22일경의 하지가 가장 태양이 길지만 실제 가장 더운 시기는 7~8월이 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천개어자(天開於子), 지개어축(地開於丑), 인개어인(人開於寅)이라는 말이 있다. 하늘은 자월(子月: 양력 12월)에 열리고 땅은 축월(丑月: 양력 1월)에 열리고 사람은 인월(寅月: 양력 2월)에 열린다는 의미이다.

달걀을 삶을 때 남비에 물을 붙고 달걀을 넣고 가스 불을 켠다. 이때 가스 불을 겨는 시기가 자월 동지라면, 물이 끓는 시기가 축월에 해당하고 계란이 끓는 시기가 바로 인월이라고 할 수 있다. 불은 이미 스위치를 켜는 순간에 켜지지만 그 불로 인해 물이 끓고 계란이 삶아지는 데는 시차가 있게 된다.

불을 켜는 순간 이미 천기에 해당하는 뜨거운 기운은 시작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지기에 비유할 수 있는 물이 끓고, 그리고 또 시간이 지나면 우리가 필요로 한 계란이 익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하늘의 기운이 처음 바뀌는 것은 동지이고 이 기운이 땅에 적용되어 나타나는 것은 축월이며 사람에게 적용되어 나타나는 것은 인월 이기에 사람의 일에 대한 학문인 사주명리학은 인월을 그 기준으로 하는 것이다.



/소재학(미래예측학 박사)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