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7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한국시리즈 진출을 두고 혈전을 벌일 양팀 감독과 대표 선수들이 서로 손을 모아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2년 만에 플레이오프에서 다시 만난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사령탑이 필승의지를 다졌다.

둘은 플레이오프 개막을 하루 앞둔 13일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표정은 엇갈렸지만 "재미있는 야구를 펼치겠다"고 입을 모으면서 선전을 다짐했다.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해 1주 넘게 휴식과 훈련으로 재충전한 김경문 두산 감독은 시종일관 웃으면서 여유와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경문 감독은 출사표에서 "지난 해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해 아쉬웠고 팬들에게도 미안했다. 올해는 선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잘해줘서 여기까지 왔다. 재미있는 야구로 팬들을 즐겁게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또 "큰 경기에서 선취점은 중요하다. 그러나 `가을잔치'이고 한화도 공격력이 있고 우리도 기동력이 있는 팀이다. 한점을 뽑은 뒤 지키는 것보다 4점을 내주면서 5점으로 이기고 싶다"고 공격야구를 펼치겠다고 덧붙였다.

플레이오프 전망에 대해서는 "한화가 어렵게 준플레이오프를 치렀기 때문에 우리가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화는 베테랑 선수들이 많고 단기전은 집중력과 그날 컨디션이 중요한 만큼 결과는 지켜봐야 한다. 5차전까지 예상하고 있다. 초반에 기회가 주어졌을 때 차곡차곡 승리를 챙기겠다"고 말했다.

반면 김인식 한화 감독의 표정은 다소 어두웠다.

김인식 감독은 "플레이오프까지 올라오긴 올라왔는데 두려움이 앞선다. 오죽했으면 최영필을 1차전에 냈을까"라고 다소 엄살 섞은 말을 하면서 "두산은 젊은 선수들의 기동력이 있고 홍성흔, 김동주가 결정적인 때 해주는 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지난 해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에 막혀 우승기회를 놓친 만큼 승리에 대한 욕심도 감추지 않았다.

김 감독은 "몇차전까지 갈지는 잘 모르겠다. 해봐야 한다"고 말을 아낀 뒤 "최선을 다해서 재미있는 경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2차전에서 허리를 다친 정민철과 전날 3⅓ 이닝을 던진 류현진의 몸 상태에 대해서는 "정민철은 조금 힘들 것 같다. 1, 2차전에 등판하기 어려운 상태다. 류현진도 피로가 많이 쌓였다. 상황을 봐서 그때그때 기용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플레이오프에 포함된 베테랑 문동환의 기용에 대해서는 "점차 나아질 것으로 봤는데 페넌트레이스 막바지 수준이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2001년 두산의 한국시리즈 제패 당시 사령탑-코치로 호흡을 맞춘 두 감독은 상대에 대한 덕담을 부탁받자 칭찬으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김인식 감독은 "김경문 감독은 코치 시절 묵묵히 일했다. 감독으로 그것을 몇배로 활용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을 보고 나도 놀랐다"고 말했고 김경문 감독도 "내가 야구하면서 고마운 몇 분 중에 한분이다. 감독님 밑에서 깊이있게 야구를 많이 배웠다. 활발한 야구를 하도록 굳히게 됐다"고 화답했다.

두팀을 대표해 행사에 참석한 홍성흔(두산)과 류현진(한화)도 의욕을 불태웠다.

홍성흔은 "두산의 분위기는 8개 구단에서 최고이다. 선수들이 올해 우승할 마지막 기회로 생각하고 준비했다. 돌다리를 두드리듯이 조심조심 건너야 한화를 이길 수 있다"고 말했고 류현진도 "몸 상태는 괜찮다. 준플레이오프에서 생긴 자신감으로 플레이오프에서도 열심히 던지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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