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방북 논의는 시기상조"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13일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관련, "남북기본합의서에 따라 조정하거나 정하게 되면 필요한 부분은 미국과 협의해야겠지만 기본적으로 경계선을 지키는 것은 우리이기 때문에 자체적 판단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 장관은 유럽 순방을 마치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nll과 관련한 한.미 간 협의 문제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송 장관은 또 `nll을 영토선(線)으로 주장해선 안된다'는 최근 노무현 대통령 발언이 파장을 일으킨 데 대해 "nll이란 게 다른 나라와 설정한 경계선과는 다르다"면서 "남.북한 간 관계가 특수하기 때문에 그것(nll)은 헌법에 나오는 영토개념은 아니란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실적으로는 nll이 남북 간 엄연한 경계선으로 존재했고 남북기본합의서 상에 해상경계를 합의할 때까지는 현존하는 선을 지킨다고 했으니 그 원칙에 따라 하면 되는 것"이라며 "대통령도 그런 취지로 말씀하신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은 최근 제기되고 있는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방북 가능성에 대해 "지금 그 이야기를 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우리가 관여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미국으로서도 현재 진행중인 북한 비핵화가 진전되는데 따라 적절한 시점에 북한을 방문하는 것이 문제 전체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장관은 남북정상 선언에 명시된 3자 또는 4자 정상의 종전선언 시기 논란에 언급, "우리가 이 시점에 고려할 수 있는 것은 평화체제를 만들기 위한 협상을 개시하는 것"이라며 "개시시점을 지금 이야기하는 것은 빠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평화체제 협상을 개시하는 것을 두고 어떤 선언이라 정의할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종전선언 자체는 협상 과정을 거쳐 끝 부분에 나오는 것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송 장관은 평화체제 협상 개시선언을 당사국 정상들이 할 것이냐, 장관급에서 할 것이냐는 문제에 대해 "어느 수준에서 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지금 어느 수준에서 하자고 공식적으로 논의되어 있지 않으며 지금 논의하기엔 빠르다"고 말했다.

그는 `북핵 문제가 빨리 진전될 경우 종전선언을 위한 당사국 정상간 회담이 빨라질 수 있느냐'는 물음에 "(당사국 정상회담의 전제는) 비핵화의 빠른 진전과 관련국들의 동의"라며 "지금 우리는 비핵화의 빠른 진전에 모든 우선 순위를 두고 있는데 일부에서는 그 다음에 올 일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러기에는 시기 상조"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송 장관은 아프간에서 연말까지 동의.다산부대가 철군한 뒤 한국이 아프간내 지방재건팀에 참여할 것이냐는 질문에 "검토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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