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3일, 오밤중에도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바로 오만 알 시브 스타디움에서 대한민국 올림픽축구 대표팀이 중동 원정경기의 갖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고 3대 0으로 완승을 하고, 7회 연속 올림픽 본선에 진출하게 된 홍명보호(號)를 응원하며 기쁘게 지켜보았다. 우리 교포들과 관중 앞에서 홍명보 감독을 헹가래치는 모습을 보며 무척 가슴 뿌듯하였다. 3월 14일에 있을 카타르와의 최종전 결과에 관계없이 통쾌하게 본선에 합류한 것이다. 만약 그날 경기에서 이기지 못했다면 끝까지 마음 조리며 준비해야 할 텐데 여유만만하다. 다른 일들도 이처럼 여유있고 당당하게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또한 2월 29일에는 쿠웨이트를 2대 0으로 물리치고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하여 경사가 겹쳤다.

문득 2002년의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월드컵축구 생각이 난다. 스페인전에서 승부차기의 마지막 선수로 나와 골을 성공시키고 감격의 4강행을 확정하였을 때 양팔을 활짝 펴고 달리던 홍명보 선수가 이젠 감독이 되어 7회 연속 올림픽 본선행을 이끈 명장이 된 것이다.

최강희 감독도 무척 훌륭하지만, 홍명보 감독의 리더십이 돋보인다. 마치 우리 축구를 월드컵 4강까지 올린 네덜란드 출신 히딩크 감독을 연상하게 한다. 홍 감독의 '조용한 카리스마'가 부럽고 본받고 싶다. 홍명보 감독은 평소 "좌우명인 일심(一心)과 롤 모델로 하고 있는 독일의 베켄바우어 두 가지를 가슴에 품고 산다."고 한다기에 알아보니 백과사전에도 베켄바우어에 대하여 자세히 나와 있다.

1945년에 태어났고 독일의 전직 축구 선수로 축구 지도자 및 스포츠행정가이다. 그의 별명은 "카이저"(der Kaiser, 황제)이고,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였고, 스위퍼 또는 리베로(공격에 적극 가담하는 최종 수비수)라는 포지션의 창시자이다. 그는 2006 독일 월드컵 조직위원장을 맡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홍명보 감독도 '영원한 리베로'이니 여러 면에서 공통점이 있는 듯하다. '공부하는 지도자'를 신조로 하고 있는 홍 감독이니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물론 베켄바우어를 능가하는 세계적인 축구지도자가 되기를 바란다.

선수들은 이구동성으로 칭찬을 잘하는 감독이라고 한다. 청소년 대표 감독 시절부터 선수들이 잘하건 못하건 머리를 쓰다듬어 칭찬하여, 제자들이 주눅 들지 않고 자신 있게 경기를 하도록 하였다니 학교교육에서도 적극 활용하고 접목하면 학습지도, 인성지도는 물론 요즘 걱정거리인 학교폭력도 근절할 수 있을 것이다.

베켄바우어와 홍명보 감독은 지장(智將), 용장(勇將), 덕장(德將)이란 면에서도 공통집합이다. 미국 무대에서 활동하다 은퇴한 것, 유명한 선수 출신 지도자, 지략가로서의 면모 등이다. 강력한 리더십, 팀의 수장인 자신이 모든 결과에 책임을 지는 것도 학교장인 필자도 귀감으로 삼고 싶은 덕목이다. 특히 홍 감독의 리더십에는 우리의 정(情)과 함께 하기에 더욱 강점이다. 경기 후 감독의 훈계 대신 선수들 스스로 반성하고 다독이며 소통을 해서 팀워크가 더욱 강해진다는 것 또한 훌륭한 지도 방법일 것이다.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홍 감독의 탁월한 리더십으로 남은 기간 치밀하게 준비하여 우리 축구 사상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획득하는 금자탑(金字塔)을 쌓기를 간절하게 기원한다.



/김진웅 청주 경덕초등학교 교장·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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