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시준이 돌아왔다. 날씨가 따뜻해지는 3월부터 6월까지는 예식장을 잡기 힘들 정도로 청춘남녀들이 결혼을 한다. 친구나 가족들은 당연히 축하할 일이지만 축의금 때문에 부담스러워 하는 사람도 의외로 많다. 과연 얼마를 내야 하는가 하는 것 때문이다.

요즘 일반적인 축의금 금액은 대략 5만원 정도인 것 같다. 그러나 절친한 친구라든가 인척이라면 당연히 금액이 달라질 것이다. 이 경우 10만원에서 20만원까지가 적당하다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는 일반적인 이야기고 상황과 가정 형편에 따라 달라진다. 형제, 자매, 조카 등이라면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내야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보통 5만원의 축의금을 낸다하더라도 매주 2장의 청첩장을 받는다 치면 월 40만원이다. 적지 않은 금액이다.

지난해 모 취업포털에서 국내외 기업에 재직 중인 남녀 직장인 921명을 대상으로 '경조사비 지출비용 부담 유무'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1년에 경조사 비용으로 200만 원 가까이 지출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남녀 직장인들의 평균 경조사비는 1건 당 7만 원이며 월평균 18만 원의 경조사비가 지출됐다. 이같은 지출에 대해 직장인 4명 중 3명 꼴인 76%가 '부담스럽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 18만 원의 경조사비는 일반적인 직장인의 평균치다. 만약 50대가 넘은 직장인의 경우 이보다 훨씬 많아질 것이다. 왜냐하면 친구나 친척 등의 자녀들이 결혼 시기가 된데다 부모들이 돌아가실 나이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20~30대 젊은이들에 비해 경조사에 참여해야 할 비중이 높아진다. 그래서 보통 월 30만~50만 원을 지출한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경조사비의 지출은 언제인가 자신도 자녀를 결혼 시켜야 하고 또는 부모가 돌아 가실 수 있기 때문에 품앗이 성격으로 지출한다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내고 싶지는 않지만 친분 관계 때문에 억지로 내는 경우도 허다하다. 포털의 설문에서도 경조사비에 대해 '나도 받으려면 해야 한다'는 의견이 35.1%로 가장 높았으나 '내고 싶진 않지만 관계 때문에 억지로 낸다'는 사람도 29% 정도를 차지할 정도다.

결혼식을 어디에서 하느냐에 따라 축의금의 액수가 달라지기도 한다. 보통 웨딩홀에서 할 경우 5만 원도 상관이 없지만 특 1·2급 호텔이라면 7~10만원은 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는 뷔페라는지 이용료가 웨딩홀에 비해 비싸기 때문이다.

결혼식에 많은 인원을 동원하여 축의금도 많이 받고 대내외로 자신을 과시하려는 사람도 있지만 요즘은 진심으로 축하 의미를 나눌 수 있는 지인들만 초청해 예식을 올리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또 꽃 화환 대신 쌀 화환을 받아 이웃을 돕는 사례 등은 형식적인 예식을 지양하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축의금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지자 코미디 프로에서도 이를 다뤄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결혼식 축의금을 얼마를 내야 하는지에 대해 이 개그맨은 "3만 원은 기본 요금이다, 택시를 탈 때 기본 요금을 내는 것과 같다, 결혼성수기에는 3만 원을 내고, 비성수기에는 5만 원을 내라"고 주장했다. 이는 "결혼성수기에 너무 많은 축의금을 지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을 했다. 5만원 받고 싶으면 비수기에 결혼하라고 말하기도 해 웃음을 자아냈다. 축의금에 대한 최근의 실상을 말해 주는 것 같아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친구나 친척, 혹은 회사 동료가 결혼을 하거나 그 자녀의 혼사가 있다면 당연히 축하해줘야 한다. 그러나 별로 왕래가 없는 사람들에게 까지 부차별 적으로 청첩장을 보내 상대가 가야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게 하는 것은 생각해봐야 할것이다.



/조무주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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