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에>윤의상 변리사·한울국제특허법률사무소 대표

내 초등학교 친구들은 모이기를 무척 좋아한다. 특히 올해부터 남, 녀 불문하고 모이기로 하고 인천에 사는 친구가 인터넷상에 모임 카페를 개설한 이래로 더욱 활성화 됐다.

지난 추석에도 예외가 아니어서 여러 번 모였다. 필자가 모두 참석한 것은 아니지만 술도 많이들 먹고 산행도 하고 즐거운 명절을 보낸 것 같다.

일기장에 기록된 메모를 통해 지난 추석을 그려보니 친구들과의 찐한 만남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추석 전날인 9월 24일 시골 본가의 같은 마을에 사시는 작은할아버지, 당숙들에게 추석 인사를 하고 오니 친구들에게서 산에 버섯 따러 가자는 전화가 왔다.

차례 준비 등으로 나는 참석을 못하니 버섯 많이 따오라고 하면서 다 끝나면 만나서 나누어 먹어야 한다고, 너희들끼리 먹으면 혼날 줄 알라고 하였다.

전부터 다니던 청주의 아주머니, 시험 공부할 때 신세 많이 진 아주머니와, 자취할 때 신세 진 휴암 아주머니께 명절인사하고 증평 장에 들려 차례 준비에 빠뜨린 것을 사가지고 본가로 오니 또 다른 친구들로부터 전화가 왔다.

친구 10여 명과 후배들까지 20여 명이 통돼지 바베큐 파티를 하고 있으니 꼭 오란다. 참석하면 술을 먹게 될 것 같아 안 가겠다고 하니 친구 중에 차가 없는 친구도 있고, 술을 과하게 한 친구도 있으니 꼭 와서 집에 데려다 주어야 한단다.

저녁도 먹지 않고 걷기에는 꽤 먼 마을, 초등학교에서 제일 먼 마을에 운전하여 도착하니 통돼지 바베큐에 통 막걸리 파티가 한창이었다.

술은 먹지 않고 친구들과 웃고 떠들다가 친구들이 싸주는 고기를 차에 싣고 친구 한 명을 태우고 파티장을 떠났다. 친구들은 내가 오지 않을까봐 그렇게 전화한 것이라고 하면서 고기가 맛있게 구워져서 맛도 보고 집에도 좀 가져가라고 오게 한 것이라고 한다. 고마운 놈들.

서울에서 치과의사로 활동하는 친구를 그 친구 본가에 데려다 주고 집으로 왔다. 이번에는 산에 버섯 따러 간 친구들이 증평에 도착했으니 나오란다.

다시 증평음식점에 도착하니 4 명의 친구들이 삼겹살에 버섯을 구어가면서 소줏잔을 돌리고 있었다. 운전을 해야 되기에 또 술은 마다했다.

조금 있자니 수원 사는 친구가 도착했고 얼마쯤 지나서는 아까 바베큐 파티장에 있던 인천 친구와 그 아내(같은 초등학교 동창)가 도착했고 , 청주에서 몇몇의 친구들이 온다는 연락이 왔다.

너무 늦어지면 내일 차례가 힘들 것 같아 청주 친구들에게 오지 말라고 하였다. 후에 들으니 증평에서 만난 친구들 몇이 청주에서 청주 친구들을 만나 이번에는 파전에 소주를 마셨다 한다. 참 대단한 친구들이다.

추석 당일, 서울에서 경찰 공무원으로 일하고 내 초등학교 동창이며 당숙 되는 이가 저녁에 뭐 할 거냐고 아침부터 묻는다. 전날 당직하고 새벽에 출발한 것이라고 하면서 모처럼 고향 왔으니 친구들과 어울려 보잔다.

차례 지내고 성묘 다녀오니 매제가 여동생과 왔다. 막걸리 몇 잔하고 한숨 자고 있는데 재당숙이 전화했다. 증평 가기 전 옥수에서 식당하는 친구네 집에서 모인단다.

집안에 아버지가 안계시고, 할머니께 인사오는 이들도 있고 하여 나는 참석치 못한다고 하니 나보고 변했단다. 후에 들으니 그 날도 주변 마을 친구들과 청주에서 온 친구들 하여 20여 명이 꽤 많이 마신 모양이다.

어머니께서 처가에 인사가라 하시기에 청주 집으로 들려 처가로 가 하루 자고 추석 마무리를 했다. 그런데 친구들은 추석 이튿날도 아침 7시 30분에 재당숙이 전화 해 몇몇이 또 버섯 따러 산행을 하였고 또 다시 뭉쳐 꽤 많은 양의 소주 등을 나눠 마셨다 한다.

그런데 이들 친구들이 대부분 장남은 없고 차남, 삼남 되는 친구들이다. 참 대단하고 건강한 친구들이다.

그 친구들과 지난 11일 정기 모임을 가졌다. 서울은 25 명이 서울에서, 청주는 30여 명이 청주에서 모여 이야기꽃을 피웠다. 초등학교 동창 모임은 어쨌든 재미있고 즐겁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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