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탈당그룹 연대에 무게

▲박상천 신임 민주당 대표가 4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취임 후 첫 회의에서 당대표로서의 각오 등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자강론' 은 통합 걸림돌 우려

민주당의 4·3 전당대회가 마무리되면서 범여권 정계개편의 물살이 빨라질 조짐이다.

범여권 통합논의의 핵심고리인 민주당이 '중도정당'을 기치로 대통합 신당 추진을 공식 천명한 가운데 그간 숨죽여온 열린우리당과 탈당그룹도 민주당 전대가 끝나기 무섭게 신당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나선 형국이다.

범여권의 삼각축이 다시금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교착국면에 놓인 통합 신당논의가 아연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다.

그러나 통합의 주도권을 둘러싼 정파간 신경전이 치열한 탓에 당분간 '생산성' 없는 탐색국면이 지루하게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일단 민주당 박상천호(號)의 출범으로 흐릿하던 범여권 통합논의가 일정한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현단계에서 통합 논의의 키를 쥔 박 대표가 민주당을 중심으로 탈당그룹, 국민중심당, 정치권 외부세력을 결집해 '중도정당'을 건설한다는 구상을 내놨기 때문이다.

반면 범여권 최대세력인 열린우리당을 상대로는 대화를 마다하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당 대 당 통합 반대'와 12월초 후보단일화 구상을 내놓으며 선을 그었다.

박 대표는"민주당을 우선 정비하고 의원영입 등을 통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는 정당으로 이끌면서 중도개혁세력을 규합, 강력한 중도정당으로 도약시키겠다"며 "대규모 경선을 통해 중도정당 대선후보를 만든 뒤 12월쯤 열린우리당의 후보와 단일화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통합 교섭단체'를 추진 중인 통합신당모임 이강래 의원이 지난달 박 대표와 접촉해 민주당 의원들이 당적을 유지한 채 통합 교섭단체 등에 참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정파간의 통합 주도권 경쟁이 치열한 탓에 민주당 중심의 통합논의가 과연 현실화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도 박 대표가 제시한 '민주당 자강론(自强論)'에 대한 열린우리당과 탈당그룹 내부의 정서적 거부감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특히 '도로 민주당'으로 여론에 비쳐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통합논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는 각 정파가 기득권을 포기한 채 큰 틀의 대통합 신당을 만들어가자는 기존 우리당 및 탈당그룹의 구상과 배치되는 측면도 있지만 통합논의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정파간의 이해다툼도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먼저 열린우리당 내에서 비판적 시각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김성곤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박 대표가 민주당 중심의 대통합을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중도개혁 통합을 원하는 국민은 도로 민주당도, 도로 우리당도 아닌 신당을 원한다"고 "정치경험이 많으신 분이 지혜롭게 판단하실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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