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칼럼>이상건 배재대학교 외식경영학과장

지난 여름방학 중 약 3개월 동안 국제로타리재단(the rotary foundation of rotary international)의 대학교수 보조금 후원을 받아 우즈베키스탄의 수도인 타슈켄트에 위치한 타슈켄트 국립 경제 대학교(tashkent state university of economics)에 가서 강의를 하고 돌아왔다. 국제로타리재단에서는 저소득국가의 고등교육을 강화하는 동시에 이해를 넓히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매년 대학교수들에게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보조금 수혜 대학교수들은 저소득국가의 지정된 대학에 가서 실제적으로 이익을 줄 수 있는 강의 및 연구를 통?봉사하게 되어있다.

우즈베키스탄의 인구는 2006년 현재 2천660만 명으로 집계되고 있고, 1인당 국민소득은 1천 달라도 안 되는 저소득국가이다. 면적은 한반도의 약 2배정도이지만 국토의 대부분이 사막 등으로 사람들이 살기에는 적합하지 않는 곳이 많다. 그러나 최근 러시아와 아시아의 업체들이 우즈베키스탄의 석유와 가스 및 제조업에 대한 활발한 투자로 카자흐스탄과 마찬가지로 우즈베키스탄의 발전가능성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본다. 또한 작년 3월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의 방한을 통해 향 후 양국간의 에너지와 천연자원 개발 분야에서 전략적인 협력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국제로타리재단의 대학교수 후원금으로 필자가 우주베키스탄의 타슈켄트경제대학교를 선택하게 된 배경은 다음과 같다. 2년 전 여름방학 중 와인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 처음으로 중앙아시아에 있는 고도(古都)인 타슈켄트와 사마리칸트를 방문한 적이 있다. 동서양의 중간 지점인 사마리칸트는 실크로드로써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만, 한편 와인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필자는 척박한 토양의 타슈켄트와 사마리칸트에서 생산된 양질의 포도가 와인으로 빚어지고 또한 유럽으로 수출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방문하게 되었다. 그 때 우연히 타슈켄트경제대학교의 관광학과장인 다리아 미카유로브나를 처음 만나게 되었다. 다리아 교수는 마치 우리나라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줌마같은 인상을 가진 고려인 2세대였다. 다리아교수는 구 소련시대에 모스크바대학교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우즈베키스탄경제대학교의 관광학과장을 역임하면서 학생들에게는 관광자원 및 역사에 대해 강의를 하고 있었다. 다리아교수가 소속된 서비스학부에는 교수 및 강사의 대다수가 우즈베키스탄인들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다리아교수 한 분만이 고려인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다.

구 소련시절 스탈린의 지시에 의해 잔혹하고 비참하면서 야만적인 강제이주의 아픔을 겪은 고려인들은 가장 강인하면서도 모범적인 소수민족으로서 러시아 연해주와 하바로프스크주,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독립국가연합(cis)지역에서 살아가면서 한민족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필자도 그 고려인들을 이해하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우즈베키스탄에 가길 마음먹고 국제로타리재단에 대학교수 후원금을 신청하게 되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강의뿐만 아니라 인적교류를 통해 여러 가지를 경험하고 느끼게 되었다. 소수의 고려인들이 이국땅에 와서 지식인으로서 학문 및 경제분야에서 상당히 인정을 받고 현지인들에게 존경받고 있다는 점에 필자는 놀라게 되었으며, 또 한편 필자를 놀라게 한 것은 이 고려인들이 우리와 같이 피를 나눈 한민족이지만 한국인을 일본인과 유사한 외국인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현재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재외동포가 약 700만이라고 한다. 이제는 이와 같은 고려인들과 같은 재외동표들에게 경제적 지원뿐만 아니라 자유출입국을 허용함으로써 우리 대한민국을 조국으로 여기고 생각했으면 하는 시기가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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