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팔자를 통해 어디까지 알 수 있을까? 사람들은 사주팔자에 인생의 모든 것이 정해져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간혹 사주만 보고 그 사람의 특수한 상황들을 모두 맞추는 경우도 있고, TV 드라마 등에 사주를 보면서 과거의 상황 뿐 아니라 현재 처한 상황이나 가족사항, 심지어 돈 빌려주고 못 받는 상황까지 세세하게 이야기 하는 경우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다 보니 마치 사주팔자만 보면 그 사람에 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사주팔자를 통해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세세한 사건이 아니라 삶의 큰 흐름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사주팔자는 사람이 태어날 당시 그 지점에 대한 태양과의 상관관계를 천간과 지지의 기호로 표시한 것으로, 년(年)과 월(月)은 지구의 공전에 의한 태양과의 상관관계를 의미하고, 일(日)과 시(時)는 지구의 자전에 의한 태양과의 상관관계를 의미한다.때문에 사주학의 기준은 음력이 아니라 양력(태양력)인 것이다. 양력은 태양을 기준으로 하는 달력이고, 음력은 달을 기준으로 하는 달력이다. 실제 누군가 태어난 연월일시를 간지 표기로 바꾸어 놓은 사주팔자를 보면 태양의 이동에 따른 절기나 계절과 낮과 밤 등의 시간은 알 수 있어도 달의 삭망(보름달, 초승달)등은 알 수 없다. 즉 사주학은 태양과의 관계변화를 분석하는 학문이며, 그 기준은 양력(陽曆)이고 음력(陰曆)은 전혀 반영이 되어 있지 않다.

그렇다면 사주팔자의 분석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어디까지일까? 예측 가능한 범위를 정확히 알기위해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과 사주팔자의 구성 요인에 대해 알아보자.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크게 지구 외적 요인과 지구 내적 요인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내적으로는 주로 환경 요인과 가족 관계, 지역적 특성이나 기후적 특성 등이 있다. 지구 외적 요인으로는 태양, 달, 오행성 등이 있지만 이들 중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태양일 것이다. 태양 다음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삭망(朔望)의 변화에 따라 밀물과 썰물을 나타나게 하는 달일 것이며, 다음으로는 오행성 등이 될 것이다.

이렇게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여러 가지가 있지만 사주팔자의 간지에는 달이나 오행성 등은 직접적으로 반영이 되어 있지 않고 오직 태양의 위상 변화만이 반영되어 있다.

그것도 좀 더 구체적으로 논한다면 사주팔자에 태양의 위도(緯度)는 반영되어 있지 않고 경도(經度)만 반영되어 있다. 즉 경도가 같으면 위도에 무관하게 사주팔자는 같게 된다.

만약 2012년 3월 23일 두 사람이 태어났는데 하나는 서울에서 태어나고 하나는 평양에서 태어났다면 이들의 삶이 같을까 다를까? 물론 당연이 다를 것이다. 이렇게 삶은 서로 다르지만 사주팔자는 같다. 동일한 시간에 제주도에서 태어난 사람과 서울에서 태어난 사람, 또는 평양에서 태어난 사람 혹은 하얼빈이나 더 북쪽 시베리아 벌판의 야쿠츠크에서 태어난 사람까지도 경도만 같다면 위도와 관계없이 모두 사주팔자가 동일하게 된다. 이렇게 사주팔자는 태양과 관계된 경도만 반영되어 있고 이것이 사주팔자의 초기 조건이기에 사주팔자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경도 변화에 따른 시간의 흐름, 즉 개인 삶에 대한 시간의 큰 흐름인 것이다.

간혹 사주를 통해 세밀하고 세세한 내용까지 예측해 내는 경우가 있지만 이 경우는 사주의 규칙에 의한 논리적 추론이라기보다 직관이나 영적인 부분이 가미된 것이기에 항상 정확하다는 보장이 없는 것이며, 맞을 때도 있고 맞지 않을 때도 있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사주팔자를 통해 항상 일정하게 분석해 낼 수 있는 것은 개인에 대한 구체적이고 세세한 사건들이 아니라 삶의 큰 흐름인 것이다.



/소재학(미래예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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