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가 17일부터 19일간의 일정으로 막을 올린다.

14개 상임위별로 488개 소관 정부부처 및 산하기관을 상대로 실시되는 이번 국감은 대선을 불과 두 달 앞두고 열린다는 점에서 정책에 초점이 맞춰지기보다는 대선 전초전 성격의 치열한 정치 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대통합민주신당은 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대선후보를, 한나라당은 신당의 정동영(鄭東泳) 대선후보를 이번 국감을 통해 철저히 검증한다는 방침이어서 정면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한 최근 정무위에서 신당 의원들이 'bbk 주가조작' 사건 관련자들의 증인채택을 강행한 것과 관련, 한나라당은 신당 소속 박병석 정무위원장의 사회를 거부키로 해 초반부터 국감이 파행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당 "이명박 국감 될 것" = 이번 국감을 '이명박 국감'으로 치른다는 목표 아래 이 후보의 주요정책에 대한 철저한 검증작업을 진행하고 이 후보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에 나서기로 했다.

임종석 원내 수석부대표는 "이번 국감에서 이 후보의 국정운영 능력 미흡과 도덕성 미달을 확실히 보여주는 한편 서민과 중산층의 정당으로서 신당의 정체성을 알리고 신당 후보의 남북화해 및 경제공약 등 비교우위를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신당은 우선 상임위별로 이 후보 공약에 대한 정책검증에 나서 한반도 대운하의경제성과 환경성, 실현가능성 등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또 이 후보의 교육정책 공약은 '3불정책'의 기조를 뒤흔드는 것이자 본고사 및 고교등급제를 사실상 부활시켜 교육 및 사회양극화를 심화시킨다는 점을 부각시킬 예정이다. 건교위는 이 후보의 부동산정책, 통외통위는 남북.평화정책을 검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의 도덕성 검증과 관련, 상암동 dmc 건설비리 의혹에 대해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bbk 주가조작 사건과 도곡동 땅 차명매입 의혹에 대해서는 특검 실시를 관철시킨다는 목표다.

또 aig 외화국부유출의혹, 천호동 뉴타운 특혜의혹 사건 등 이 후보와 관련된 의혹에 대해 상임위별로 증인 및 참고인을 불러 추궁하는 등 도덕성 및 자질검증에 나설 계획이다.

◇한, "맞불작전 펼 것" = 참여정부의 권력형 비리 규명과 범여권 유력후보에 대한 철저 검증에 국감의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게이트'로 규정해온 정윤재 전 청와대 비서관의 부산 지역 건설업자 비호 의혹,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신정아씨의 부적절한 관계 등이 정권 차원의 총체적 비리 내지는 정권 실세들의 도덕적 해이 등에 따른 것임을 국민 앞에 철저히 드러내겠다고 벼르고 있다.

또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당선 축하금 의혹 ▲자양동 '스타시티' 부지 특혜분양 의혹 ▲2003년 한화그룹의 비자금 제공설 등도 소관 상임위별로 철저히 파헤친다는 계획이다.

범여권 유력후보 검증과 관련해선 일단 신당의 정동영 후보에 대해 화력을 집중키로 했다. 이미 당내에는 '정동영 조사팀'이 설치돼 정 후보에 대한 각종 자료를 수집해놓고 있는 상태.

국감 기간 이 후보에 대한 범여권의 파상 공세가 예상되는 만큼 적극적인 '맞불놓기'를 통해 사실과 다른 이 후보의 부정적 측면이 국감의 '메인 이슈'가 되는 것을 막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한나라당은 16일 국회에 국감 상황실을 설치하고 '24시간 비상체제'에 돌입했으며 당내 '권력형 비리조사특위(위원장 홍준표')와 비공식 조직인 '범여 후보 검증팀'은 국감기간 내내 활발한 측면 지원에 나선다.

이밖에 국감기간 과거와 같은 '부적절한 행동'을 해 구설수에 오를 경우 대선 정국에 큰 타격을 줄 것을 우려, 안상수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들에게 피감기관으로부터 접대를 일절 받지말 것을 지시했다.

◇민노.민주 국감전략 = 민주노동당은 국감에서 ▲한미fta로 인한 민생경제 파탄과 사회양극화 심화 문제 ▲이랜드 등 비정규직 사업장 문제와 공공부문 비정규직문제 ▲사회양극화 심화 원인 등을 파헤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김성희 원내 부대변인은 "국회가 한나라당의 볼모가 되거나 이명박 후보의 방탄국감이 되는 것을 묵과하지 않고 민노당이 진보적 대안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노무현 정권의 주요정책 검증'을 대표 기조로 한미fta 추진의 문제점,지역균형발전 정책의 문제점 등을 짚어보는 동시에 신당의 이 후보 검증 작업에도 동참할 계획이다.

정용택 정책실장은 "한나라당이 대선 때문에 짧아진 정기국회를 '이명박 방탄국회'로 만들려는 것을 허용치 않겠다"면서 "우리도 이명박 후보에 대한 검증을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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