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Y 평가절하속 '때리기' 계속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鄭東泳) 대선후보 확정을 계기로 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후보측이 지지율 관리에 부쩍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이 후보가 그간 '맞수'가 없는 상황에서 50%대의 고공지지율 행진을 기록해 왔으나 정 후보의 등장으로 이 후보의 지지율이 어느 정도 조정국면을 맞지 않겠느냐는 판단에서다.

특히 정 후보 지지율이 경선승리 프리미엄 효과를 등에 업고 단박에 20%대로 급상승할 경우 '이명박 대세론'이 약화되면서 1차 위기가 조기에 찾아올 수도 있다는 우려속에 정 후보에 대한 맞춤형 대응전략 마련에 착수했다.

이 후보측은 우선 웬만한 외부 변수에는 지지율이 끄떡도 하지 않도록 '내공'을기르는데 주력하겠다는 계산이다. 박형준 대변인은 1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의 지지율에 안주하지 않고 더 열심히 하겠다. 우리 스스로 잘 해 나가면 지지율에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이 후보측은 지지율 관리를 위해 이 후보의 단점 중 하나로 지적돼 온 '말 실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어법'에 각별히 신경을 쓰도록 할 계획이다. 불필요한 '구설'로 인한 이미지 훼손을 막겠다는 취지다.

또 국가차원의 그랜드 비전을 제시하는 동시에 민생 타운미팅 등을 통해 국민밀착형 공약을 지속적으로 제시, 이슈 선점을 해 나갈 방침이다. '탈(脫) 여의도' 정치를 통한 신선한 이미지 제고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기로 했다.

이 후보의 7대 선거전략도 결국 지지율 관리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전날 공개된 7대 선거전략은 ▲대결프레임 선점 ▲중도실용화 ▲'이명박 변화 프로그램' 가동 ▲공격적 이슈 파이팅 ▲서부벨트와 정치연합 ▲정권교체 범국민참여운동 전개▲이명박식 변화 추구 등이다.

정 후보에 대해선 '범여권 예비후보 가운데 한 명' 정도로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다. 이 후보와 같은 급으로 대우할 경우 조기에 양자구도가 형성되면서 정 후보의 '몸집'만 키워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조해진 선대위 공보기획팀장은 "범여권의 대표선수가 확정될 때까지는 정 후보를 예비후보 중 한 명으로 밖에 인정할 수 없다"면서 "범여권은 여전히 단일후보를 뽑는 과정을 남겨두고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 후보측이 정 후보의 tv 맞짱토론 제안에 "범여권의 단일 후보가 나오면 밤샘토론을 사양할 이유가 없다"며 우회적으로 거부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측은 그러면서 '조기에 싹을 자르겠다'는 각오로 정 후보 때리기를 계속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 후보는 '잃어버린 10년'을 만든 정권에서 가장 혜택을 많이 받은 정치인이면서도 경선 과정에서 반노, 비노를 표방해 노무현 정권에서 핍박을 받는 정치인처럼 비친 기회주의적 정치인"이라고 비판했다.

또 "국정의식이나 해법을 보면 정 후보는 가장 노무현 다운 후보"라면서 "정 후보는 과거의 잘못에 대해 먼저 국민 앞에 진지하게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논평에서 "정 후보가 뭐라 말하든 간에 무능한 노 정권의 황태자였다. 국정실패세력의 후계자일 수밖에 없다"면서 "정 후보가 어제 후보 수락연설에서자신의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이명박 후보 흠집내기에 주력했는데 정 후보는 한마디로 무능력과 무책임, 무반성의 '3무(無) 후보'다. 정 후보는 화려한 말꾼일 수는 있어도 유능한 일꾼일 수는 없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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