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나무가 작다고 고추도 작을까

고추나무가 작다고 고추도 작을까
키 작은 사람이 좋아할 말이다. 고추나무 크기하고 고추 크기는 정비례하지 않다는 것을 농사짓는 사람들은 잘 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장모가 사윗감을 고를 때 키를 먼저 보지 않고 코를 먼저 보는 것이다. 고추나무가 작아도 고추는 작지 않다. 그러나 크다고만 능사가 아니라는 것도 알아야 할 일이다.

고쟁이 열두 개 포개 입어도 나올 것은 다 나온다
아무리 감추고 감추어도 드러날 건 다 드러날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빗대는 말. 옷을 껴입는다고 도화살이나 화냥기가 드러나지 않을까.
마음이 제대로 되어 있으면 스스로 여며지게 되있다. 마음이 허랑하면 옷을 한없이 껴입어도 작은 몸조차 가릴 수 없게 된다.

건시나 곶감이나, 백구두나 흰구두나
건시는 곶감. 이거나 저거나 큰 차이가 없다는 뜻으로 비유하는 말들. 『"…무식이도 영롱하게 복덕방쟁이가 뭣이냐, 복덕방쟁이가? 유식이 문자로 공인중개사란 말여, 공인중개사!" "건시나 꽂감이나, 백구두나 흰구두나 다 그게 그거잖어, 인마."』
(윤흥길의 '소라단 가는 길')

걸레 빨아 행주할 비위장이다
비위가 예사롭지 않게 강하다는 뜻으로 빗대어 이르는 말. 『"…난 또 네 어머니에게 이렇게 병신 된 다리를 보이고 싶지 않았어. 물론 그 죄값을 받아서 이 지경이 된 것이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걸레 빨아 행주할 비윗장이 못 되는데 어찌 이 꼴을 보일 용기가 나겠니."』
(김문수의 '서러운 꽃')

걸음아 나 죽는다 한다
매우 급한 일이 있거나 피신할 일이 있어, 젖 먹던 힘을 다해 뛰어가는 모습을 두고 빗대는 말. 『마을에서 읍내 병원까지 가려면 걸음아 나 죽는다 하고 걸어도 한 시간 반은 넘어 걸리는 터이어서, 아새끼 경기라도 들어 금방 금방 숨넘어갈 지경이면, 미우나 고우나 공도덕 영감 찾아가 통사정할 도리 밖엔 없었다.』
(김주영의 '묻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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