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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멈췄다
김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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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4.11  17: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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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영국의 시인 토머스 스턴스 엘리엇(Thomas Stearns Eliot)의 표현이 아니어도 올 4월은 잔인하다 못해 그 낯빛이 참으로 냉랭하였다. 미풍이 훈기를 싣고 불어올 시기가 4월 아니던가. 그야말로 꽃피고 새가 우는 계절이 4월이렸다. 하지만 4월은 자연의 순리에 정면으로 맞서기까지 했다. 한창 벙글어야 할 꽃들이 싸늘한 4월의 바람으로 잔뜩 움츠러들게 하는 현상을 빚게 했었다. 며칠 전엔 봄바람이 너무 세어 몸이 허공으로 날아갈 정도였다. 이런 이상한 날씨는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들을 병석에 덜컥 눕게 하고야 말았다. 나의 친정어머니도 예외는 아니었다. 심한 감기로 몸져눕고 말았다.어머니의 병간호를 위해 친정엘 다녀오는 길이었다. 해가 뉘엿뉘엿 지는 저녁나절이었다. 지난 4월 11일 국회의원 선거를 겨냥해 아파트 담벼락에 고정 시킨 선거 벽보물이 불어오는 바람에 못 견뎌 한쪽 끈이 끊어졌었나보다. 마침 내 앞에 걸어가던 젊은 남녀 둘이서 그것을 발견하곤 다시금 그 벽보물의 끈을 담벼락 못에 단단히 잡아매는 광경을 목격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선거에 깊은 관심이 있는 듯 벽보 앞에 서서 후보자들의 사진과 기호 번호를 눈여겨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갑자기 우리의 미래가 밝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생겼다. 사실 그동안 젊은이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은 매우 미미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올해는 젊은이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띠게 달라졌다. 얼마 전 서울 시내 신문 좌판대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정치 기사가 게재된 신문들을 구매해 유심히 읽는 것을 본 적 있다. 솔직히 젊은이들은 그동안 정치는 기성세대의 몫으로 만 여겨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 대학교 3학년인 나의 막내딸만 해도 어찌된 일인지 요즘 부쩍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다. 밤늦게까지 정치 후보자들의 열띤 토론이나 연설들을 귀담아 듣곤 했었다.

그리곤 4월 11일 투표일엔 아침부터 서둘러 투표를 마치었다. 젊은이들 뿐 만이 아니었다. 올핸 노인들도 당신들의 신성한 한 표 행세에 마치 국운이 달렸다고 느끼셨나보다.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침 이른 시각부터 우리 아파트 투표소엔 많은 노인들이 가장 먼저 투표를 하러 나오는 모습을 대할 수 있었다. 나의 친정어머니도 심한 독감으로 끙끙 앓으면서도 간신히 바깥출입을 하여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깨끗한 한 표를 행세하였다.

나또한 진정으로 서민들을 위해 자신을 헌신할 청렴한 정치인을 위해 나의 한 표를 던졌었다. 이 때 여느 해와 달리 서민들과 진솔한 소통이 이뤄지는 정치인의 탄생을 거듭 소망 했었다.

이제 그토록 거세게 불어왔던 선거 열풍도 4월 11일 자로 완전히 멈추고 말았다. 이번에 당선된 정치인들이 지난 시간 정치판에 불게 했던 바람은 4월의 싸늘한 바람마저 고요히 잠재웠던 훈풍이었고 미풍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내세운 공약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잖은가. 국민의 등을 따습게 해주고 배를 부르게 해준다는데 더 이상의 바람이 무엇이랴. 서민의 복지와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약속 앞에 그들을 외면할 이 누구이랴. 생각 만해도 어깨춤이 절로 추어지는 장밋빛 약속을 그들은 국민 앞에 분명 제시했었다. 이젠 선거 당선자는 지난 선거 유세 기간 동안 자신들이 국민들 앞에 내세웠던 그 약속을 지키는 일에 고군분투하면 될 일이다. 이번에 당선된 정치인들은 국민들과 철석같이 약속한 일들을 향후 실천하는 일만남았을 뿐이다. 이에 당선자들은 지난 시간 선거 바람의 그 여세를 끝까지 몰아 서민들 가슴에 늘 온기를 전해주는 정치인으로 자리매김 하였으면 한다. 또 있다. 선거전에서 한 표 한 표의 중요성을 깨달았던 그 초심을 잃지 말았으면 한다. 불변의 마음으로 서민들의 삶의 고통을 어루만져주고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일에도 소홀하지 말았으면 한다. 누구나 열심히 일하면 잘 살 수 있다는 희망과 꿈을 가슴에 지닐 수 있도록 원칙을 지키고 기본을 행하는 그런 정치를 펼쳤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김혜식 하정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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