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광섭(청주공예비엔날레 총괄부장)

2년에 한 번 열리는 대규모 미술전시회인 비엔날레(biennale). 11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베니스비엔날레 등 서구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비엔날레가 이제는 우리의 삶속으로 가까이 다가왔다.지난 95년 국내에서는 처음 시작한 광주비엔날레를 비롯해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경기도자비엔날레 등 4개의 굵직한 비엔날레를 통해 국내는 물론 세계 각국의 예술인들로부터 깊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세계 최고의 비엔날레로 베니스비엔날레를 꼽는데는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1895년 이탈리아 국왕의 결혼기념일을 축하하기 위해 베니스시가 창설한 미술행사인 베니스비엔날레는 카스텔로 공원의 10만평 부지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는 지난 86년 42회 때 고영훈씨와 하동철씨가 최초로 참가했으며, 이후 백남준씨가 93년 독일관 대표로 참가해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은데 이어 95년 전수천, 97년 강익중, 99년 이불씨가 특별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 중 강익중씨는 청주출신으로 미국과 독일 등지에서 지구촌 시대의 조화로운 세계상을 지향하는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1932년 미국 내 작가 발굴을 목적으로 시작한 휘트니비엔날레는 회화와 조각부문으로 나뉘어 한 해에 두 번 개최하던 것을 1973년부터 격년제 비엔날레로 전환해 열고 있다. 엘리트 작가 위주의 권위주의적 미술전람회에 반기를 들고 출발한 휘트니비엔날레는 출품작들에 대한 시장제도는 물론 상금도 없는 것이 특징이며 미술, 비디오, 영화는 물론이고 사진, 인터넷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하면서 미국 미술의 최근 경향을 한눈에 보여주는 비엔날레로 자리 잡았다.

베니스비엔날레가 유럽을 대표하고, 휘트니비엔날레가 미국 미술을 대표한다면 50년 역사를 갖고 있는 상파울로 비엔날레는 남미의 문화적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필요한 중요한 포석이자,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의 미술을 세계에 전파하는 대표적인 창구로 인식되고 있다.기라성 같은 이들 비엔날레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청주시에서 열린다는 것은 64만 청주시민의 자긍심이자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문화브랜드가 아닐 수 없다.지난 1999년부터 시작한 공예비엔날레는 도자 목칠 금속 섬유 유리 한지등 공예의 모든 장르를 망라해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이 참여, 국제행사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2007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창조적 진화, 깊고 느리게'를 주제로 50여개국에서 2천여명의 작가가 참여, 6천여점의 수준 높은 작품을 다양한 환경연출과 함께 보여주고 있다. 남북한의 현존하는 인간문화재급 작품에서부터 이탈리아의 환상적인 유리공예품, 그리고 아프리카와 아세안 국가의 근현대 공예품에 이르기까지 국가의 다양성과 문화적인 가치를 엿볼수 있는 작품들로 가득하다.국내 전문가는 물론이고 세계 각국의 미술전문가들의 방문이 잇따르고 있으며, 세계 공예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는 훌륭한 전시회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지역민에게는 문화도시로서의 자긍심을, 작가에게는 창작공간과 인스피레이션을, 그리고 방문객에게는 문화예술의 깊은 향취와 감동을 주는 행사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2007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청주를 넘어 대한민국의 대표문화브랜드로 자리잡고, 세계의 공예문화를 담는 거대한 담론의 장으로 발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예비엔날레가 청주의 자랑이자, 미래지향적인 문화자산이 되도록 지혜와 열정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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