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해양수산부에 대한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는 지난 5월 소말리아 근해에서 해적에 납치된 마부노 1,2호 선원들과 관련, '해적보다 더한 정부'라며 정부의 무관심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한나라당 이계진 의원은 "선주와 가족들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선주는 해적보다더한 정부를 만나고 있다고 말했고, 마부노호 한석호 선장의 부인은 물 위에 떠있으면서 세금내는 사람은 국민이 아니냐며 분노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강무현 해양수산부 장관이 "가족들의 분노에 대해서는 마음 아프게 생각하지만 정부도 나름대로 노력을 했다"고 답변하자 이 의원은 "(장관이) 대답하는 분위기가 이들 선원들에 대한 관심의 정도를 보여준다"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이어 마부노호에 함께 피랍돼 있는 선원들의 모국인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정부와 관계부처 장관끼리 회의 등을 통해 조속한 석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김형오 의원은 "소말리아에서 우리 선원들이 납치된 지 무려 156일이 지나 한국인 납치 사건 중 가장 장기간이 돼 가슴이 아프다"면서 "해양수산부는 그동안 뭐했나"라고 질의했다.

강 장관은 이에 대해 "피랍선원들이 일단 선원들인 만큼 빨리 석방될 수 있도록하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답변하자 "희미한 이야기만 하지 말고 국무회의에서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해 범정부적인 노력을 기울이도록 하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김영덕 의원은 "최근 연합뉴스와 피랍된 선장 한석호씨와의 통화내용에 따르면 현재 소말리아 피랍 선원들은 폭행과 굶주림으로 짐승보다 못한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정부는 지난 아프가니스탄 인질 사태때는 외교부에 태스크포스 팀을 구성하고 국정원장이 직접 아프가니스탄으로 건너가 협상을 하는 등 인질구출에 매우 적극적이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그러나 소말리아 피랍선원에 대해서는 테러단체와는 협상을 하지 않는다는 게 기본방침이라며 협상은 선주가 주도하고 정부는 측면지원만을 하겠다고 밝히는 등 아프가니스탄 인질사건과 너무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현재 마부노호 선주는 해적들과 몸값 협상이 마무리됐지만 몸값이 없어 석방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가 나중에 구상권을 행사하더라도 몸값을 지원해 하루빨리 선원들이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면서 "테러단체에 몸값을지불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귀중한 인명손실을 막을 다른 대안이 없다는 현실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원들의 권익과 생명을 보호하는 것은 해양수산부의 역할인 만큼 피랍선원들의 석방과 관련된 책임을 외교통상부에만 돌릴 것이 아니라 우리 선원들의 조속한 석방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수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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