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위대함을 일일이 말하기엔 지면이 너무 부족하다. 이 땅에 여자로 태어났다면 누구나 어머니의 자격을 갖추고 있다. 새 생명을 잉태하고 낳아 양육하는 일이 얼마나 숭고한가. 뿐만 아니라 어느 가정이든지 여성의 역할은 참으로 지대하다. 아내로서, 며느리로서, 딸로서, 어머니로서 많은 역할을 지혜롭게 해냈기에 오늘날 우리가 이만큼 잘 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죽하면 아내는 집안의 거울이라고 할까? 집안의 대소사는 물론 자녀 교육, 남편의 뒷바라지 등에도 여성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부분이 없잖은가. 그래서일까? 세 딸의 어머니인 나는 평소 딸들에게 매사 지혜롭게 처신하여 결혼 후 무슨 일로든 시댁 가문을 빛내도록힘쓰라고 누누이 타이른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었다고 하여도 천륜의 소중함은 변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딸아이들에게 미리부터 알리려 애쓰고 있다. 그러고 보니 벌써 두 딸은 결혼을 염두에 둘 연령에 이르렀다. 그래 더욱 틈틈이 가정교육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어느 집안이든 남의 식구 즉 며느리가 잘 들어 와야 집안이 바로 선다. 설령 요즘 세태가 시부모를 모시지 않고 핵가족화 시대라고는 하지만 어찌 자신의 뿌리인 시부모를 외면할 수 있으랴. 하지만 요즘 일부 젊은이들은 고부와의 갈등을 극복 못하고 이혼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는 이기심 탓이다. 시부모님들은 자식이 염려돼 과잉 사랑을 퍼붓기도 한다. 이러한 자식에 대한 지나친 기우가 자칫 며느리 눈에는 간섭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하지만 며느리는 누구인가? 머잖아 수십 년 후엔 본인도 시어머니 입장에 처할 운명 아닌가. 이게 아니어도 여성은 사실 어느 면으론 남성보다 더 가슴이 넓은 면이 많다. 넉넉한 가슴, 지혜롭고 섬세하며 거칠지 않아 나약하잖은가. 그러므로 매사 슬기롭게 대처해야 할 일이다.하긴 이런 면을 보고 플라톤은 '여자들은 짐승이다. 나약함을 무기로 삼아 남자들을 조종한다.' 라고 말했었다. 이 언술은 플라톤의 실수이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나약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플라톤이 모르고 하는 말이다. 막상 어느 궁지에 몰렸을 때 어디서 그런 힘이 솟는지 모르지만 매우 강인해진다. 역경이나 고통 앞에선 더구나 자식 일엔 여성들이 남성에 비해 더 강인하다. 이는 모성 때문이리라.

한데 며칠 전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본 후 평소 플라톤의 말실수를 못 마땅히 여겼던 점이 한풀 꺾였다. 요즘 세종시에 내려오는 각 관공서 직원들에게 '꽃뱀 주의보'가 내려졌다는 내용이 그것이다. 뱀 하면 그 본성이 간교하고 교활함을 상징하기도 한다. 삶을 살며 가장 경계해야 할 인물은 바로 간교함과 교활함을 지닌 사람이다. 이런 자는 교묘한 술책으로 남을 해코지 한다. 가까이 하기엔 너무나 무서운 자이다. 한데 여자가 이런 천성을 지녔다면 얼마나 끔찍한가. 그것도 음풍(淫風)을 모는 일에 그 본성을 활용한다면 이것은 그냥 간과할 일은 더더욱 아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 '제비','꽃뱀'이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회자되고 있다. 제비는 남자로서 여성을 상대로 성을 팔아 돈을 갈취하는 자를 의미하고 '꽃뱀'은 자신의 외모와 성을 빌미로 남자를 뇌살(腦殺) 시켜 돈을 뜯어내는 것을 의미하는 것쯤은 이미 다 아는 바이다.

제비인 경우는 남자로선 참으로 파렴치함은 물론 그야말로 버러지 같은 존재나 다름없다. 그렇다면 꽃뱀인 경우는 여성으로서 위대하고 숭고한 자신의 존재를 한낱 돈 몇 푼에 금쪽같은 몸을 함부로 내다팔고 있으니 같은 여성으로서 부끄럽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물신주의 세태라고 하지만 어찌 자신의 외모와 육체를 무기로 삼아 남의 고혈을 빨아먹는 일을 서슴치 않을까?

여성의 정신이 깨끗해야 남편 뒷바라지도 잘하고 자식들도 올바르게 교육 시킬 수 있다. 그 꽃뱀들이 처녀일 경우 온갖 추접한 짓을 저지르다가 나중에 한 남자의 아내, 어느 집안의 며느리가 된다면 그 간악한 본성으로 정숙하지 않은 언행으로 어찌 집안을 제대로 이끌 수 있으랴. 이에 앞서 순진하고 단순한 남자들이 꽃뱀의 간교한 유혹에 넘어가 자칫 가정, 직장 전부를 다 잃을까봐 심히 걱정 된다. 이로보아 플라톤은 이미 그때 꽃뱀의 특성을 예견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김혜식 하정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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