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키스를 받으며 출근하는 남성은 수명도 길고 직장 업무 능률도 부쩍 오른다고 한다. 키스가 삶의 윤활제 역할은 물론 수명까지 연장시킨다고 하니 아내는 남편을 위해 키스를 아끼지 말아야 하리라.

남녀 애정사에 빼놓을 수 없는 행위인 키스에 대하여 이토록 적나라하게 글로써 밝히는 것은 야한 이야기를 꺼내려는 게 아니다. 키스가 상업 광고에 이용되어 세계정세를 핵심화한 패러디로 둔갑하였기에 그 의미를 곱씹어 보려는 의도에서이다. 이탈리아 모 의류 업계에서 내건 파격적인 광고가 그것이다.

우리나라 대통령과 북한 전 주석 김정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메르켈 독일 총리와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등 세계 각국 지도자들이 입맞춤 하는 모습을 이탈리아 의류업체는 '언헤이트(Unhate)' 라는 제목 광고로 선보였었다. 그 사진들은 합성 사진에 불과하나 세계 각국 정상들 키스 하는 모습 광고는 논란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에 대응 방법으로 의류업체는 자신들 웹사이트를 통하여 입장을 해명 했었다."이 광고 내용은 증오, 사랑이라는 감정은 생각만큼 극단적이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도 '서로 미워하지 말자'라는 의미를 표현하기 위해서였노라."라는 뜻이었다.

하긴 오바마와 중국 후진타오 주석과는 그동안 환율 문제, 아시아 경제 패권을 사이에 두고 적잖은 갈등을 빚어왔었다. 최근엔 중국 시각장애인 인권 변호사 천광청이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으로 입성하는 문제가 불거지자 더욱 두 정상 사이가 껄끄러워졌다. 다른 나라 정세 이야기가 아니어도 당장 우리와 북한은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오랜 세월 동족끼리 서로 총부리를 겨누며 대치하고 있는 실정 아닌가. 더구나 북한은 풍부한 우라늄 보유 국가로서 새로운 핵실험을 준비하는 움직임도 엿보이고 있다. 북한은 연간 40kg 고농축 우라늄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이 능력은 9-12 기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이러한 남북 정치적 불안정세 속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주석과 입맞춤 패러디 사진을 우린 마냥 기이한 눈빛으로 바라볼 일 만은 아니리라.

패러디한 사진 속 두 정상 입맞춤처럼 남과 북이 화합한다면 민족 소원인 통일도 머잖아 이루어지리라. 이런 바람은 비단 나 뿐이 아니리라.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은 한결 같잖은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세계정세이다. 이탈리아 의류업계가 세계적으로 정치, 경제 문제로 대립하고 있는 각국 정상들 키스 하는 모습을 패러디 화 한 것은 이런 면에서 나름대로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다. 이 광고엔 세계인들 화합, 평화를 지향하는 의미가 내면에 짙게 깔려있다. 화합, 평화 그 밑바탕은 인류애이다. 의류업체는 자신들 회사 이미지를 부각 시키는 방편으로 세계적 이슈인 정치 대립 해결 안으로 '사랑'을 선택 했으리라. 마음 속 적개심을 봄눈 녹듯 녹일 수 있는 수단으로는 사랑하는 남녀 애정표현인 키스만큼 적당한 소재는 없잖은가.

한 때 '적과 동침'이라는 말이 회자 된 적 있었다. 이젠 기발한 광고 덕분에 '적과 키스'라는 말도 회자 될 법 하다. 이 광고 메시지처럼 이명박 대통령, 김정일 주석과 '적과 키스' 역시 사랑이 주제이다. 사랑은 적도 동지로 돌아서게 만든다. 상업성을 위한 도발적 광고지만 이 광고가 내포한 의미가 남북 사이에 끈끈하게 이어지길 소망한다. 비록 패러디 광고 속 모습일망정 남북 두 정상이 나눈 뜨거운 사랑이 이 참에 남북을 갈라놓은 휴전선을 한껏 녹여 통일을 앞당기는 단초가 되였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본다.



/김혜식 하정문학회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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