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팬클럽 행사에 1만여 명 몰려

20일 일본 도쿄 유라쿠초의 도쿄국제포럼에서 차세대 한류 스타로 자리를 굳힌 배우 현빈(본명 김태평)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팬클럽 행사 'hyun-bin birthday & fanclub open event'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신청자가 쇄도해 오후 1시30분 무대를 추가하는 등 이례적으로 하루 두 차례 열렸으며, 전국에서 1만여 명의 팬들이 몰려 현빈의 높은 인기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드라마 '눈의 여왕'을 연상케 하는 하얀 무대 위에 검은색 그랜드 피아노가 선율을 수놓는 가운데 영화 '백만장자의 첫사랑',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눈의 여왕' 등 현빈의 대표작과 tv광고 영상이 소개됐다.

이윽고 흰색 셔츠에 검은색 재킷 차림의 현빈이 등장하자 행사장을 가득 메운 5천 명의 팬들은 뜨거운 환성으로 맞이했다.

"공부하랴 일하랴 주말도 쉬지 못할 텐데 이렇게 와 주셔서 무척 기쁘고 감사드린다"고 입을 연 현빈은 "어제 한국을 출발할 때 춥고 비도 내려서 걱정했는데, 도착하니 비가 내리지 않았다. 하지만 저녁에 또 비가 내리기 시작해 걱정했다가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그쳐 여러분 오시는 길이 불편하지 않게 돼 기분이 좋았다"며 팬들을 먼저 배려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어 '어떤 현빈이 좋은지'를 묻는 팬 투표로 뽑힌 대표작을 놓고 토크쇼가 펼쳐졌다. 현빈은 '백만장자의 첫사랑'에 대해 "순수한 사랑을 그린 점이 마음에 든다" "사랑은 시대가 변해도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재경과 같은 사랑을 하고 싶다" 등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여장 차림의 장면에 관해서는 "여자 옷을 입고 거울 앞에 서자 부끄러운 생각이 앞섰지만, 그 장면으로 한번이라도 팬들이 웃어준다면 기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내 이름은 김삼순'에 대해서는 "한국 드라마는 이야기를 위해 반드시 나쁜 사람이 있지만, 이 드라마에는 한 명도 없는 점이 마음에 끌렸다" "'…김삼순'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나를 알게 됐고,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게 한 소중한 작품"이라고 회고했으며, 여주인공 김선아를 "배우로서도 베테랑인 것은 물론 분위기도 잘 이끌고 아주 여성스럽기도 해 여러 얼굴을 갖고 있는 여성"이라고 극찬했다.

드라마 속에서는 현빈이 김선아에게 얻어맞는 장면이 많았는데, "어떤 사람이 세어 보니 100번 이상이라고 했다. 하지만 때리는 것보다는 맞는 편이 마음이 편하다. 상대가 여성이라면 더욱더 그렇다"라고 대답해 눈길을 끌었다.

'눈의 여왕'에 관해서는 "두 사람 몫을 연기하며 그 차이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tv에서는 비쳐지지 않는 곳에서도 많은 경험을 쌓고 있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다" "뉴질랜드에서 이뤄진 촬영 때 높은 산에 올라 가벼운 동상에 걸리기도 했었다"고 밝혔다.

현빈은 "차기작이 드라마가 될지 영화가 될지 모르겠지만, 현재 좋은 작품을 고르고 있는 중"이라고 밝힌 뒤 "개인적으로 팬 여러분은 드라마와 영화 가운데 어느 쪽이 좋은가"라고 즉석에서 질문했다. 팬들의 박수는 드라마 쪽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현빈은 "아주 좋은 참고가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촬영할 때 참 행복하다. 내 자신이 연기한 모습을 여러분이 봐 주는 것도 기쁘다"며, "아직 해 보지 않은 역이 많아 여러 역을 해 보고 싶은데, 악역도 해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어 어렸을 때 사진이 슬라이드로 소개됐다. 현빈은 "부모님께서 몰래 제공한 사진이라 어떤 사진이 나올지 나도 모른다. 기대반 불안반이다"라고 말하며 초조한 얼굴로 지켜본 뒤 슬라이드쇼가 끝나자 "마치 알몸이 된 기분이다"라며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부모님도 일본에 오셨는데, 오늘밤은 이 사진들에 대해 이야기해야겠다"고 털어놓았다.

다음으로 장동건, 김선아, 지진희, 성유리, 다니엘 헤니, 정려원, 김승우, 김태희 등 선후배 연예인들의 축하 메시지가 영상으로 이어졌다. 장동건은 "젊지만 성숙한 배우"라며 후배를 챙겼으며, 김선아는 유창한 일본어로 "현빈을 많이 사랑해 달라"고 부탁했다.

팬들의 질문 코너에서 현빈은 휴일에는 주로 혼자서 맥주를 마시면서 음악감상하는 걸 좋아한다고 고백했으며, 잘 때는 속옷 한 장만 걸치고 잔다면서 절대로 상상하지 말라고 몇 번이고 당부해 행사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또한 동물은 뭐든지 좋아하지만, 일 때문에 직접 기르기 어려워 부모님께서 대신 길러주신다며 애견 '바비'의 사진을 선보이기도 했다.

자신에게 있어서 없어서는 안되는 사람으로 첫 번째 가족을 들고, 그 다음으로 "가족에게는 이야기 못하는 일과 관련한 상담 등을 들어주는 장동건 선배와 같은 분들"을 꼽았다. 그리고 "여기에 있는 팬들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생일 파티 순서에서는 팬들이 마련한 생일 케이크가 등장했으며, 무대 오른편에는 일본 팬들이 보낸 선물이 산더미처럼 가득 쌓였다.

현빈은 고마움에 보답하는 뜻으로 추첨으로 팬들에게 자신의 목소리가 담긴 자명종 시계를 선물했다. 지막으로 '눈의 여왕' 동화책을 특유의 매혹적인 목소리로 낭송한 뒤, 드라마 삽입곡 '첫눈의 사랑'과 '블루데이(blue day)'를 직접 들려줘 큰 갈채를 받았다. 오후 7시 행사 때는 '원더플 투나잇(wonderful tonight)'을 부르는 등 낮과 밤에 맞는 재치 있는 선곡으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현빈은 지난해 11월 '백만장자의 첫사랑' 홍보를 위해 일본을 방문했을 때 나리타 공항에 1천500여 명의 팬이 몰려들었고 지난 5월 도쿄국제포럼에서 열린 '눈의 여왕' 방송 전야제에도 5천여 명의 팬이 모이는 등 차세대 한류스타의 자리를 굳혔다. 특히 8월1일 개설한 공식 사이트는 개설한 지 5시간 만에 접속 수가 10만 건을 넘는 등 최근 가장 각광받는 한류스타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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