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주변의 지인들을 통해 듣는 소식이나 신문지상의 보도들이 베이비부머들의 은퇴시기가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나 역시 이러한 베이비부머의 끝자락에 속한 일원으로서 남의 일이 아님을 느낀다. 2011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펴낸 '베이비부머의 삶의 다양성에 관한 연구'를 읽어 보면서 직업안정성 및 소득수준별로 몇 가지 재미있는 통계자료가 있어 소개한다.

우선 남자의 경우 4가지 유형으로 나누면 각 유형별의 대표적 직업은 다음과 같았다.첫째 유형은 직장이 불안정하고 저소득층인 경우이다.대표적인 직업은 공업사 임시직, 사출공장 임시직, 유흥업소 임시직이다.둘째 유형은 직장은 안정적이나 저소득층인 경우이다.대표적인 직업은 자동차 상용직 정비공, 상용직 배관공, 상용직 건축업 종사자이다.

셋째 유형은 직장은 불안정하나 고소득층인 경우이다.대표적인 직업은 건설 일일 노동자, 일용직 토목기사, 식당 카운터 담당이다.넷째 유형은 직장도 안정적이고 고소득층인 경우이다.대표적인 직업은 건설현장 소장, 고등학교 교사, 군인 등이다.

여기서는 지면관계상 가장 대비적인 특징을 갖는 두 가지 유형인 첫째 유형과 넷째 유형만을 비교해 보았다.

첫째 유형의 특징은 전문대학 이상의 학력을 가진 경우가 6.4%에 지나지 않을 만큼 교육 수준이 낮은 유형이다. 컴퓨터 및 인터넷 사용정도는 전혀 사용할 줄 모름이 45.1%로 가장 비율이 높았으며 종교가 없다는 응답이 56.7%로 4가지 유형중 가장 높은 비율이었다. 이 유형의 월평균 가구소득은 216만원이었으며 이는 4가지 유형중 가장 적은 수치였다. 자산평균은 7천2백만 원이었다. 이 또한 4가지 유형중 가장 적은 수치였다. 자산대비 부채비율은 105%로 4가지 유형중 가장 높은 수치였다. 부모의 자녀부양 기간은 40.7%가 학업을 마칠 때까지로 생각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최근 가장 큰 관심사는 본인의 건강이 26.2%로 가장 높았다.


- 고소득층은 대학 졸업


넷째 유형의 특징은 전문대졸 이상이 50.8%로 가장 높았다. 컴퓨터 및 인터넷 사용정도는 전혀 사용할 줄 모름이 8.1%로 가장 낮았다. 월평균 가구소득은 628만원이었고 자산평균은 5억 천백만 원으로 4가지 유형중 가장 높았다. 자산대비 부채비율은 15%로 4가지 유형중 가장 낮은 수치였다. 부모의 자녀부양 기간은 37.7%가 결혼할 때까지가 가장 높았고 학업 마칠 때까지도 34%로 다른 유형에 비해 높았으며 최근 가장 큰 관심사는 자녀교육이 36.2%로 가장 높았다.

전체적으로 베이비부머의 유형별 특징을 정리해 보면 첫째, 학력이 평생의 직업 안정도와 소득에 많은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었다. 둘째, 컴퓨터 및 인터넷 사용과 같은 정보 활용의 능력과 기회가 많은 유형이 고소득의 안정적인 직업을 가질 확률이 높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셋째,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 종교생활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넷째, 월평균 가구소득과 지금까지 모아 놓은 자산평균도 학력에 비례한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자산대비 부채비율 또한 학력이 높고 직업이 안정적일수록 가계 빚이 적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섯째, 부모의 자녀부양 기간도 경제적인 능력이 부족할수록 부모로서의 의무로 학업은 마치게 해주지만 더 이상의 경제적 여유는 없음을 보여 주었다. 여섯째, 경제적으로 어려울수록 현재 및 미래의 삶을 즐기기 보다는 건강해야 노후에도 일을 더할 수 있다는 부담감으로 나타남을 알 수 있었다.


- 학력 지상주의


전체적인 통계자료가 보여주는 결론중 하나는 지금까지 우리가 애써 부정하고자하는 '학력지상주의'가 베이비부머 세대들에게는 지금까지 또한 앞으로의 삶까지에도 너무나 많은 영향을 주고 또한 줄 것임을 확인하면서 씁쓸함을 금치 못하게 한다.



/심완보 충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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