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충북도공무원노조 사무실에서는 베스트 의원에 대한 감사패 전달식이 열렸다. 충북도 공무원노조가 지난달 조합원과 명예조합원 12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9대 충북도의원 설문조사'에서 3명의 도의원이 베스트 의원으로 선출돼 이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한 것이다.

베스트 도의원은 새누리당 김양희 의원을 비롯해 민주통합당 장선배 의원, 박문희 의원이 선출됐다. 이중 가장 눈에 띠는 사람은 당연히 김양희 의원이다. 이들의 득표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김 의원이 압도적 1위로 베스트 의원에 선출됐다는 후문이다. 공무원노조는 후반기 설문조사에서는 베스트 의원 뿐 아니라 워스트 의원도 선발하여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같은 공무원노조의 활동은 일하는 도의회를 만드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양희 의원의 베스트 의원 선출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녀는 개원후 줄곧 이시종 충북지사와 대립각을 세웠다. 공무원들이 지사의 도정 운영에 대해 비판해 온 김 의원에게 압도적 표를 몰아준 것은 도정에 문제점이 있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특히 이 지사 취임후 인사때 마다 논란이 되었던 코드인사에 공무원들의 불만이 많았음을 보여준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김 의원은 지난 307회 임시회에서 코드인사, NGO센터 건립문제, 선거개입 의혹 등 날카로운 질문으로 이 지사를 당황하게 했다. 김 의원은 "민선 5기 출범 이후 계속 코드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며 "지사 보좌관 신설, 비서의 파격적인 영전, 충북체육회, 장애인체육회, 청주산단 전무 등 기회가 있을때마다 측근을 심었다"고 비판했다.

충북청소년종합지원센터 신임 원장도 "자격이 부족한 사람을 임명한 것이 아니냐"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으며 충북NGO센터 건립 문제에 대해서는 "다른 시·도의 3배나 되는 990㎡(300평) 규모로 건립하려는 것과 시민사회단체에 5억원이란 막대한 임차료를 충북도가 대주는 것은 도민으로서 수긍할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제305회 정례회에서는 도정질의 요지서 사전 제출 문제를 놓고 도지사가 답변을 거부하는 파행까지 벌어졌다. 김 의원이 도정 질문을 시작했으나 지사가 답변을 거부한 것이다. 이날 김 의원은 정실인사, 충북대 구조개혁 대상 포함 등에 대해 질문했으며 이 지사는 "도의회 회의 규칙에 질문 요지와 소요 시간을 명시한 질문 요지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답변을 거부한 것이다.

그러나 김 의원은 "서면 질의서를 의회사무처에 통보했고 공식적으로 질의서를 접수했으며 이의 신청도 없었다"고 물러서지 않았고 이 지사는 "구체적인 내용을 적시한 질문 요지서를 보내주면 답변하겠다"고 양보하지 않았다. 이에 김 의원은 "구체적인 질의서의 기준이 뭐냐"며 따져 결국 이날 회의가 파행으로 끝났다.

이같은 이 지사와의 공방이 결국 도의회가 도정 질문 횟수를 연간 3회로 제한하고 질문요지를 구체적으로 작성토록하는 훈령을 만드는 어처구니 없는 일로 번졌다. 16개 시·도 중 처음 만들어진 이 훈령은 결국 '도의회가 의원에게 재갈을 물린것'이라며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의정비 인상 철회를 요구하는 김 의원에게 한 여성 의원이 "야! 네가 잘났으면 얼마나 잘났어?"라며 막말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집행부 질타를 하는 그녀에게 민주당 의원들이 야유하거나 의사 진행 발언 등으로 방해했지만 결코 굴하지 않았다. 이같은 소신있는 자세가 공무원노조가 뽑은 베스트 의원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이제 이 지사도 쓴소리를 겸허히 듣고 절차상 혹은 행정에 잘못이 있나 되돌아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할말은 하고 잘못된 것은 바로 잡으려는 김 의원에 대해 동료의원들도 박수와 격려를 보내야 한다. 1200여명의 공무원들이 그를 가장 훌륭한 의원으로 뽑았는데 이를 부정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조무주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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