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청원 통합 계기 균형발전 최우선
'의회직렬' 만들면 보다 나은 의정활동 가능
의원 보좌관제 필요하나 충분한 논의 먼저

[충청일보] "사람이 살다보면 잘못한 부분이 있다. 그걸 인정하면 정말 도와줘야하고 그렇지 않으면 바로 잡아줘야 한다."
충북도의회 김광수 의장이 지난 40여년간의 공직생활을 통해 스스로 세운 원칙이다.
이 기준을 삶의 잣대로 살아온 그에게는 '원칙주의자'라는 말이 수식어처럼 따라 다닌다.
전반기 도의회 원 구성 당시 의장 도전에 나섰다 고배를 마시기도 했지만 오랜 공직생활에 바탕을 둔 심도있는 의정활동은 그에게 후반기 의장이라는 명예를 안겨주었다.
"내게 정치인이라고 말들을 하는데, 난 정치인이라는 말보다는 그 자리에서 일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김 의장을 보면서 기성 정치에 때묻지 않은 소탈한 생활정치인의 모습이 느껴졌다.

▲ 김광수 충북도의회 의장. © 편집부
△ 의장 취임을 축하 드린다. 앞으로 의회를 어떻게 이끌어 갈 생각인가.
-책임이 막중하다는 생각과 함께 두려움이 앞선다.
중요한 것은 의장을 맡았다는 것보다 이 일을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다.
책임자 자리에 있을 때 줄 곧 내가 잘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 간결하면서도 일중심적으로, 틀에서 벗어나게 하고 싶다. 자유분방하면서 의원들의 역량과 능력을 결집해 집행부를 견제해 건강한 긴장 관계를 형성하고 싶다. 정책지향적이고 대안 제시 등을 할 수 있는 의회, 소외된 사람들의 소리를 담아 도정에 반영할 수 있는 의회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

△ 그렇다면 의정활동의 방점은 어디에 두고 있는가.
-전반기를 살펴보면 견제적 측면에서 의회 역할이 약했고 집행부도 조금은 편하게 의회를 보지 않았나 생각한다. 집행부와 의회는 별개의 기관이다. 같은 당 사람들이 집행부 수장이고 의회 수장이기 때문에 '적당히 하지 않겠냐'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일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일과 당은 별개다. 하는 일도 다르다. 의회는 의회의 기능을 해야 한다.
지난 의회 때 열심히 도정질문을 했지만 깊이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전반기 2년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4년 임기를 기준으로 보면 현재 장년기에 와 있다. 거기에 걸맞은 의회가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
일을 하는 데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할 생각이다.

△ 청주·청원이 통합되면서 일각에서는 균형발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청주·통합 후 지역 균형발전이 더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데 의회 차원에서 지역균형발전 특위를 구성해 남·북부지역 주민들의 정서나 의견을 충분히 받아들일 계획이다.
통합은 충북 발전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역할과 모티브가 되리라 생각하지 우려하는 것처럼 지역 균형발전에 저해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 돌이켜 보면 전반기에 다수당인 민주당과 소수당인 새누리당의 갈등이 심했다. 정파를 떠나 이러한 불협화음을 해소할 대책은 갖고 있는가.
-의장이 되기 전부터 이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의장이 무엇을 자꾸 만들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제안할 수는 있지만 의사결정 과정은 혼자하면 안된다.
소수의 의견, 집행부 의견, 의원 간 의견 등이 갈등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소통을 통해 해소할 수 있게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후반기는 전반기와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다. 원 구성을 하면서도 새누리당, 교육의원과 충분한 논의가 있었다.
상임위 배정에서도 전반기에 상임위를 맡지 않았던 의원들과 소수당에 우선적으로 배려했다. 그러다보니 상임위 구성에서 민주당 의원 몇몇은 불만이 있었지만 새누리당이나 교육의원 사이에서는 불만이 없었다. 그들의 불만 해소를 위해 그렇게 한 것은 아니다.
의회가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그랬던 것이다. 의장실에 누구든지 와서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전반기 같은 갈등은 없지 않겠는가. 상대당의 소수의견도 이야기하고 들어줄 수 있는 소통의회를 꼭 만들고 싶다.

△ 의회 위상강화 측면에서 의회사무처 인사권 독립을 주장하는 의견이 있다.
-현행법상으로는 집행부의 수장이 인사권을 갖고 있는데 의회라는 특수한 기관에 와서 일하는 사람들이 집행부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비해 소외받지 않나 생각한다. 인사라는 것은 큰 시각에서 봐줘야 한다.
집행부에서 보기에는 의회가 일하기 편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의원들 의정활동을 돕는 과정이 편안한 것 만은 아니고 더 어려울 때도 있다. 경험해 보지 않으면 모른다. 이러한 인식을 불식시키는 게 중요하다.
인사제도 개편을 통해 의회 직렬을 만드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도 갖고 있다. 의회 직렬을 만들어 의회로 오고 싶어하는 고급 인력을 의회가 흡수해 의원들을 보좌하게 된다면 보다 나은 의정활동이 가능하리라 본다.

△논란이 있었던 의원보좌관제 도입에 대한 입장은.
-전체의원들이 의정 경험이 있는 상태에서 의정활동을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 초선으로 일하다보면 의욕도 있고 하니 일에 매달릴 수 밖에 없다. 그 분들을 보좌해 능률적으로 의정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의원 보좌관제 도입은 정치권과 행정안전부가 함께 논의할 사항이다. 시·도의장협의회에서 보좌관제를 일방적으로 도입하겠다고 해 물의가 있었다.
원칙적으로 진일보한 의정활동을 위해서는 보좌관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유권자들이 동의를 해 주느냐다. 소관된 예산이 허락하는 지도 문제다. 충북의 문제 만이 아니라 전국의 문제이기 때문에 정치권과 정부가 충분한 연구절차를 거쳐 논의 돼야 된다고 생각한다.

△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159만 도민들께서 도의회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갖고 계셔서 감사하다. 그럼에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계시다는 사실을 안다. 도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의회 의정활동에서 비쳐지는 모습, 하고 있는 일들에 대한 평가가 대단히 중요하다.
서로 소통을 통해 일하고 도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해 '의회가 왜 저래'가 아닌 도민 신뢰로 의회 위상을 높이기 위해 힘쓰겠다. 지켜봐 주시고 잘하는 부분이 있으면 박수를 보내 달라. 대신 잘못한 것이 있으면 냉철히 비판해 달라. 겸허히 받아 들여 도민의 뜻에 맞는 의회를 만들어 가겠다.

△ 앞으로 정치는 계속할 생각인가.
-공무원 퇴직 당시 정치인으로 활동할 생각은 하지 않았다. 공로연수 후 재활시설 등에 가서 생활하며 봉사할 계획이었다. 임기 후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 살며 돌봐주고 싶다. 종교 활동 등을 통해 그런 환경은 준비돼 있다. 살아가는 과정에서 그냥 보통사람으로 평범하게 이웃과 함께 산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
/대담=김정호 부국장겸정치부장·정리=한기원·사진=권보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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