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와 시·군간 인사교류가 당초 취지에서 벗어나 책임을 힘없는 기초자치단체에 전가해 말썽을 빚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지만 시정하려는 노력은 없고 도지사의 입만 쳐다보고 있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공무원들의 나쁜 습성을 빚대는 '철밥통'은 주민들의 손·발 역할을 하는 하위직보다는 조직의 허리인 중간관리자급 이상 공무원이 행정의 수요자이자 공급자인 주민들은 안중에도 없고 임명권자와 조직의 권위 만을 내세울 때 해당된다.

지방자치시대에 행정은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과정을 전제로 이뤄진다. 권한도 작고 행정 계통의 직위체계 속에서 열심히 일하는 하위직 공무원들만 희생시키는 이율배반적인 풍토는반드시바로 잡아야 한다. 주 5일 근무지만 봄 가뭄, 여름 장마, 가을 태풍, 겨울 폭설 등으로 편할 날이 없는 것이 하위직 공무원들의 신세다. 그나마 위안을 주는 것은 공무원이라는 신분 보장과 휴식을 취하고 재충전할 수 있는 연가제도다. 이런 작은 소망마저 빼앗으며 희생을 요구하기에는 너무 가혹하다.

공직을 떠난 사람도 40여년 간 주민과 공직에 봉사했고, 남은 공무원들도 소명의식을 갖고 주민들을 위해 더욱 많은 일을 하려면 합당한 권리보장과 대우가 우선이다. 전장에서 이기는 장군중에 하늘이 내린 장군은 지장, 덕장, 용장, 맹장이 아니라 상·하가 융합해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먼저 실천하려는 부하를 수하에 거느린 장군이 최고의 복장이다. 복은 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개척한 과정이 모여 결과로 나타나는 산물이다. 인사교류 문제도 서로에게 떠 넘기지 말고 도정의 최고 책임자인 이시종 지사가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바로잡기를 바란다.



/주현주 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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