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가치 역대 최저로 추락..금값 27년만에 최고치

국제유가가 중동정세 불안, 미 달러화 가치의 추락 속에 장중에 배럴 당 92달러를 넘어서는 강세를 보이면서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6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1.40달러 오른 배럴 당 91.86으로 거래를 마감,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wti는 이날 개장 전 전자거래에서 배럴 당 92.22달러까지 치솟아 1983년 선물거래가 시작된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wti는 이번 주에 배럴 당 4.91달러 올랐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2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장중에 배럴 당 89.30달러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하루 만에 경신했으며 종가도 전날에 비해 1.14달러 오른 배럴 당 88.62달러를 나타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배럴 당 90달러를 넘어선 국제유가를 초강력 폭풍인 '퍼펙트 스톰'에 비유했다.

뉴욕타임스는 배럴 당 90달러는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역대 최고기록인 1980년의 배럴당 101.70달러에는 못 미친다면서도 오펜하이머 펀드의 석유.가스 분석책임자인 파델 가이트의 말을 인용해 "퍼펙트 스톰과 흡사하다"고 전했다.

유가의 급등세는 미국의 새로운 이란제재안이 발표되면서 터키의 이라크 북부 공습과 함께 중동지역의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베네수엘라와 알제리가 다음달 회담에서 증산결정이 내려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는 등 수급 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 100달러 시대도 멀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바클레이즈 캐피털의 에너지 애널리스트인 케빈 노리시는 미국과 이란 간의 갈등이 지속적으로 긴장도를 높일 것이라면서 "유가 100달러 시대의 문이 열렸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유가를 비롯한 상품가격 급등을 불러오고 있는 요인 가운데 하나인 미 달러화 가치는 이날도 유로화와 캐나다달러에 대해 최저치를 경신했다.

미 달러화는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한때 유로 당 1.4392달러에 까지 거래돼 역대 최저치로 가치가 떨어졌으며 오후 들어 유로 당 1.4383달러 선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캐나다 달러에 대해서도 한때 달러 당 0.9587캐나다달러까지 떨어지면서 지난 197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화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12월 인도분 금값은 27년여만에 최고치인 온스 당 787.80달러까지 오르는 급등세를 나타내면서 결국 전날 종가에 비해 16.50달러, 2.0% 상승한 온스 당 787.50달러를 나타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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