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경찰이 주취 폭력자들과 불량 청소년들에게 빼앗긴 공원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기 위해 팔을 걷어 부쳤다. 그 동안 공원은 이름만 문화·여유공간이었지 사실상 각종 범죄의 무풍지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낮에는 도박판이 빈번하게 벌어졌고, 노인을 상대로 한 성매매까지 이뤄져 한때 성병이 유행하기도 했다. 밤에는 술판이 벌어져 고성과 욕설이 오갔고, 비행 청소년들은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태우거나 보란 듯이 술을 마시는 불법 천국이었다. 우범지대로 변한 공원에 대해 경찰이 드디어 칼을 빼들었다. 공원을 시민들에게 안전하고 쾌적한 공간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다.

경찰의 이런 의지는 단독으로 실현하기 힘들다. 치안확보를 중심으로 공원을 변모시키겠다는 경찰의 확고한 로드맵에는 반드시 지방자치단체의 도움이 절실하다. 경찰이 수시로 공원을 순찰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공원 내의 치안은 경찰이 책임지고, 공원의 환경개선 등은 지자체의 몫이다. 지난해부터 청주시가 나무심기 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

나무심기 사업은 공원의 또 다른 확대판이라 할 수 있다. 나무는 심는 것보다 관리가 중요하다. 공원의 변신이 그렇다. 지금이 공원을 새롭게 바꿀 수 있는 적기임에는 틀림없다. 경찰과 지자체가 합심한다면 공원을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시킬 수 있다. 그야말로 자연이 살아있는, 삶이 녹아있는, 웃음이 가득한 공원이 그립다. 모처럼 경찰과 지자체의 그림 같은 세트 플레이가 기대된다.

경찰이 일단 그럴싸하게 공을 센터링했다. 지자체는 멋지게 골인시키면 된다. 밤 늦은 시각, 청주 중앙공원에서 유모차를 끌고 한가롭게 데이트하는 젊은 부부를 만나는 그림을 그려본다.



/박성진 사회·교육문화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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