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07년 3월 6일

북한과 미국이 오늘(한국 시간) 뉴욕의 유엔 주재 미국대표부에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다.

2.13 베이징 합의에 따른 북미관계 정상화 실무그룹 첫 회의를 위해서다. 북미회담은 북핵 해결이라는,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와 안정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인정하긴 싫지만, 북한은 핵 문제에 관한한 한국을 도외시 해왔다. 미국과의 양자회담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줄곧 강조해왔다.

북핵 문제가 북한과 한국과의 관계 개선과는 별개로 북미간의 대화와 단절 상황에 따라 변화해 온 것이 사실이다. 우리가 북미 회담을 주시하는 이유다.

회담 전망은 밝은 편이다. 우선 북한의 태도가 상당히 긍정적이라는 전언이다. 천영우 한반도 평화교섭 본부장은 "2.13베이징 합의의 초기단계 조치를 이행할 북측의 의지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미국의 분위기도 우호적이다. 미국은 곧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동결된 북한자금 일부의 선별 해제를 권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2.13 베이징 합의당시 약속한 것을 실천에 옮길 것이라는 얘기다. 고무적인 상황이다.

그러나 섣부른 예단은 금물이다. 북미는 지난 94년 제네바 합의문에서 정치경제적 관계의 전면 정상화를 약속했다.

평양과 워싱턴에 연락사무소도 개설하고 향후 북미관계를 대사급으로 격상 시켜나가기로 했었다. 또 2000년에는 클린턴 당시 대통령의 방북 준비 약속까지 오갔다. 그러나 이뤄진 것은 없었다, 북미관계의 현주소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신뢰와 실천을 전제로 한 합의다.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우리는 북미가 신뢰의 합의로 관계 정상화를 이루길 기대한다.

그런 점에서 미국의 유연한 태도 못지않게 북핵 문제의 당사자인 북한이 보다 전향적인 입장 변화로 회담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2.13 베이징 합의에 따른 초기 이행조치를 반드시 준수한다는 약속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북한이 합의 사항을 실천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지원 역시 지켜져야 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지원이 아닌 압박을 더욱 강화해야 함은 물론이다. 북미회담은 북핵 문제 해결의 장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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