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기상이변에 따른 심각한 가뭄과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의 경우상반기 6개월 동안 미국 전체의 강수량은 예년 평균의 60% 수준이고 알래스카와 하와이를 제외한 48개 주(州)의 7월 평균기온이 화씨77.56도 (섭씨25.31도)로 20세기 7월 평균보다 화씨기준으로 3.3도가 높아 가뭄과 폭염이 계속되면서 미국의 콘벨트(Corn Belt) 라고 불리는 중서부 곡창지대에도 50 여년 만에 최악의 가뭄사태가 발생하는 등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한 미국 정부는 32개주 1584카운티를 가뭄 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있다.러시아도 여름가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러시아농업부의 발표에 의하면 16개 지역 150만ha의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고 남부 로스토프주, 스타브로폴주, 칼미크주 등 9개 지역에서는 가뭄관련 비상사태가 선포된 상태라고 한다.

지구상 전체가 이상기후로 인한 폭염과 가뭄이 계속되면서 곡물생산에 초비상이 걸렸다.

세계최대 곡물생산국인 미국은 가뭄으로 벨기에와 룩셈부르크를 합친 면적보다 더 넓은 옥수수 밭에서 농부들이 수확을 포기하는 사태가 발생하는 등 지난해보다 생산량이 47%정도가 감소하는 최악의 수확량을 예상하고 있다.

이로 인해 2007년 제정된 『재생연료 의무할당제』에 따라 생산량의 약40%를 애탄올 생산에 사용토록 하는 규정을 수정하자는 여론이 대두되고 있기도 하다.

세계 밀수출 4위 국가인 러시아의 경우도 가뭄으로 인해 밀 수확량은 31%, 보리수확량은 30.9%, 감소하는 등 올해 곡물생산량이 지난해 비해 32% 정도 감소 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유럽역시 곡물시장 분석기관인 프랑스 전략연구소에 의하면 올해 유럽지역 옥수수 수확예상치가 작년 생산량보다 13% 줄어들 것으로 예상 하는 등 가뭄과 폭염으로 인한 옥수수, 밀, 콩 등 세계 주요곡물생산 감소에 따른 곡물가격 급등이 예고되면서 곧 강력한 에그플레이션 태풍이 몰아칠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곡물 자급도를 보면 2010년 기준으로 26.7%에 불과하여 쌀 (104.6%)을 제외한 밀(0.8%), 옥수수(0.8%), 콩(8.7%) 로 연간 1500만 톤의 양곡을 수입해야 하는 세계 곡물수입 5위권의 국가이기 때문에 국제 곡물가격 급등은 매우 민감하게 반응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이미 세계 주요 국가들은 곡물가격 폭등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G20은 곡물가격 안정을 위해 9월말이나 10월초에 긴급회의를 열어 식량기구(FAO)를 중심으로 전 세계 농산물의 생산량과 재고정보를 수집 분석하는 농산물 정보시스템(AMIS)을 창설하고 신속대응 포럼(RRP), 조기경보시스템(EWS)을 연계운영하기로 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밀, 옥수수, 콩들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국제 곡물 가 상승에 직격탄을 맞을 것이 뻔해서 라면, 과자, 두부 등의 제품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게 되고 특히 현재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축산농가에 직접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사료 값의 상승이 예견 되면서 서민과 농가가 더 많은 어려움 겪게 될 것 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사료회사에 대한 자금지원과 관련 제품가격 동향 집중 분석하고 있으며 밀과 콩을 무관세로 들여오고 공공비축대상작물을 쌀에서 밀, 콩, 옥수수까지 넓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정부대책이 단기적인 공급확보와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있는 점도 이해가 가지만 가장 근본적 문제인 식량자급도의 강화를 위한 정책을 추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밀의 생산과 소비를 늘리기 위한 방안과 논 이모작 사료 작물의 획기적인 확대 생산 책을 강구하고 과거에 시행하다 중단한 논 콩 재배 시스템 도입해야 하며 논을 활용한 이모작 보리 재배도 중부지방까지 확대 재배토록 하는 유인책을 발굴해서 식량 자급 도를 충실히 높여가는 정책을 일관성 있고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앞으로 다가올 식량위기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농업정책이 필요할 것이다.




/윤명혁 청원군농업기술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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