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확충·관광사업 발달로 지역 문화예술역량 키워야"

제천시의 각종 문화예술 사업을 맡고 있는 제천시문화예술위원회 송만배 위원장(76)은 문화 예술을 예술인들에 국한시키지 않고 시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네트워크 역할을 수행하는 데 길잡이 역할을 다하고 있다. 언론계에서 30여 년간 활동하면서 지역 스포츠 활동과 산악 활동에 힘써 왔으며, 충주MBC 보도국장을 마지막으로 퇴임한 뒤 지난 12년동안 제천문화원장을 맡으면서 각종 문화적 활동에 대한 정책을 결정하고 이를 토대로 문화 도시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송 위원장을 만나 새로운 각오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작은 거인이라는 애칭이 마음에 드는지.

- 키가 중국의 등소평과 비슷하다는 말과 나를 보고 '작은거인(Little giant)'이라고 흔히들 말하는 데 아마 체구가 적어 동작이 민첩하고 빨라 붙여준 애칭인 것 같아 주위로부터 많은 말을 들어도 그렇게 기분은 나쁘지 않다.

△건강관리는 20~30대에 뒤지지 않는데 비결은

- 우선 잠을 충분히 자고 일찍 일어나 맑은 공기와 좋은 사람들과 만나 산책을 시작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고 항상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무리한 음주나 운동은 삼가고, 가급적 나이에 맞춰 활동하는 편이다.

△30여 년간 정통 언론인의 길을 걸었는데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 16년간 경향신문 문화부 기자와 15년동안 충주MBC 기자를 거쳐 보도국장으로 퇴임하게 된 것은 그동안 주위의 많은 선·후배들의 힘이 돼준 것 같다. 모든 언론사가 매우 빈약하지만 열심히 주어진 일을 한다면 언젠가는 언론인으로 보람을 찾을 때가 있을 것이다. 특히 지역 정서나 환경을 생각해 지금보다 문화 예술 쪽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 기사라는 것이 특종을 다투기도 하지만 무엇이 진정 지역을 위하는 것인지 먼저 생각해야 한다.

△언론인으로 일하면서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 경향신문 재직 시 강원도 울진으로 침투한 간첩으로부터 평창 이승복 어린이 가족이 무참하게 살해됐을 당시 중앙지 기자들이 현지를 찾아 취재 경쟁을 벌일 때 브리핑 담당관으로부터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라는 보도자료를 받아 당시 통신 시설이 아주 빈약해 부득히 원주까지 이동해 송고할 수 밖에 없어 특종을 놓친 것이 지금도 가장 기억에 남는다.

△스포츠인 송만배로 알려져 있는데.

- 동명초등학교에 입학할 당시만 해도 피겨 스케이트를 갖고 있는 학생은 전교에서 두 명중 하나였을 정도로 운동을 좋아했다. 중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체격이 작아 덩치가 큰 사람을 만나면 위압감을 느끼는 기분이 들어 태권도와 권투를 시작했다.

△오지 탐험에서 기억에 남는 곳이 있다면.

- 22년동안 산악회 회장을 맡아 많은 후배들과 친구처럼 오지 여러 곳을 탐험한 것이 가슴 뿌듯하고 행복했다. 지금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49살 때인 1983년 마나슬루봉을 허영호와 정복할 당시 생명의 위협과 쾌감도 느꼈으나 무엇보다 산악인으로서 갖춰야 할 자세가 무엇인지를 배웠다. 하산하면서 광활하게 펼쳐진 에델바이스 꽃밭은 내 평생 영원히 간직될 것 같다.

△지금 도전해 보고 싶은 곳이 있다면?

- 지금은 내 나이에 산행은 무리다. 공기 좋은 트래킹 코스를 즐기고 가끔 골프도 하는 편이다. 얼마 전에는 프로골퍼들과 게임을 했다.(골프 실력은 나이에 맞지 않게 수준급으로 알려져 있다)

△제천문화원장 재임동안 아쉬움과 시민들에게 바라는 점은

-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울고 넘는 박달재' 노래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만큼 박달재를 저렇게 두고 있을 것이 아니라 제천시의 브랜드화로 삼아야 한다. 폭넓게 세계적 명소로 가꿔 나가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울고 넘는 박달재를 작곡한 고 반야월 선생과 인연을 오랫동안 이어왔다. 국제음악영화제도 이제는 틀을 잡았다. 시민들과의 잡음도 있었지만 이제는 많은 이해와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어 서울에서도 보는 눈이 달라졌으며 앞으로는 영화제 하면 제천이다. 이를 세계화하기 위해서는 주민 협조가 필수로 우리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

△의병제를 추진하면서 아쉬웠던 점과 앞으로 발전 방향은

- 민과 관이 힘을 모아 의병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영국의 매킨지데일리로 제천이 의병의 고장으로 세계에 알려진만큼 행정 당국이 기피했다면 모순이 있겠지만 그동안 관심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다. 문화원장으로 일하는동안 후손들에게 의병정신을 계승할 수 있도록 1회 의병제를 만들어 오늘까지 명맥을 잇고 있지만 아직은 후손들의 이해가 부족한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 후손들이 자긍심을 갖도록 보다 체계화하고 교육을 강화해 의병정신을 선양하도록 했으면 좋겠다.

△지역의 문화예술이 나가야 할 방향과 역점을 두는 것은

- 시민들의 정서 함양을 위해서는 많은 공연을 유치해야 하지만 공연 시설이 매우 부족해 대형 음악회나 오케스트라 같은 음악회를 개최하기에는 시설이 부족한 만큼 제천시가 추진중인 교육문화센터 건립이 시민들의 호응 속에 이뤄져야 한다. 문화예술 시설 확충과 관광 사업이 함께 조화를 이뤄 문화예술 역량을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교육문화센터에 대한 필요성은

- 제천 만의 역사와 문화예술을 자랑할 수 있는 공간은 현재 하나도 없는 만큼 이전하는 동명초등학교 부지에 수준 높은 문화예술을 아우르는 종합적이고 역사적인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적극 나서 문화 공간조성에 동참했으면 한다.

△지역의 축제행사가 외지 용역사 위탁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데

- 지역의 축제는 지역경기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지역 주민들이 힘을 합쳐 동참해야 된다. 얼마 전 행사를 하면서 제천 업체에 위탁했더니 외지 업체와 별 차이가 없었다. 앞으로는 전문 행사(영화제)를 제외하고 웬만한 행사라면 지역 업체·단체를 통해 행사를 치른다면 지역의 역량도 지금보다 많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

△문화예술위원회를 이끌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 인구 5만명 정도의 군 소재지 같은 경우 가족처럼 단합도 잘되지만 10만 명이 넘는 도시만 해도 이해 관계가 얽혀 조정하기 힘들다. 막상 행사를 하다 보면 아무 것도 아닌데 흠을 잡는 일이 종종 있어 직원들 보기가 미안할 때도 간혹 있다.

△꼭 하고 싶은 사업은

- 지금 이 자리에서 일을 하면서 부족한 점이 많지만 시민들이 이해만 해 준다면 의병제를 보다 체계화해 '의병의 고장'으로 인정을 받게 하고 싶다. 이를 위해 내년에는 전국 의병제를 제천에서 합동으로 추진하고 싶다.또 의림지에 빼어난 경관과 어우러진 야외 무대를 조성해 예술인들이 마음껏 펼치는 공연을 시민들이 즐길 수 있도록 임기동안 심혈을 기울이겠다. /대담=박장규 국장·정리=정홍철기자

▲ 제천시문화예술위원회 송만배 위원장 © 편집부
주요 경력
▷ 1936 제천출생
▷ 1964-1980 경향신문사 문화부기자
▷ 1970 대한스키연맹 이사
▷ 1980-1995 충주MBC 기자
충주MBC 보도국장
대한하키협회 이사
▷ 1996 제천의병제 추진위원장
▷ 1997 제천산악연합회장,
전국산악마라톤대회 대회장
제천시 발전협의회 부위원장
▷ 1999~2011 제11,12,13대 제천문화원장
▷ 2001~2003 제천의병제 추진위원장
▷ 2002 한국방송신문인인협회 감사
▷ 2005~2007축제추진위원회 추진위원장
국제음악영화제 위원장
▷ 2011~2012(현) 제천시문화예술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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