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 처럼 나타난 안철수 교수, 그는 몇 년 사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인물 중에 하나가 됐다.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에서 과감히 이를 양보하는등 기존 정치인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므로 지금은 강력한 대통령 후보까지 된것이다. 컴퓨터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전문가가 이제는 한국 정치와 한국 사회를 치료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그의 장점은 다른 정치인과 다른 깨끗함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묻지 않은 순수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열광하는 것이다. 잘나가는 CEO에서 이를 과감히 집어던지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로 살아가는 모습도 국민들에게는 신선하게 보였다. 사람은 누구나 끊임없이 재물에 눈을 돌린다.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고 어떻게 하면 재산을 늘려가는가가 최대 목표인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그는 그렇지 않았다. 재산 절반을 내놓아 장학재단을 만들고 소외된 사람들을 돕는 모습도 참으로 귀감이 된다.

아직은 그의 좋은 점만 우리 눈에 보인다. 정치 일선에 직접 나서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가 정식으로 대통령 후보가 되겠다고 선언하면 그때부터는 냉혹한 검증이 시작될 것이다. 벌써 룸싸롱에 갔느냐 안갔느냐 하는것 까지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일반인이 룸싸롱에 갔다고 하면 이상할 것이 전혀 없다. 또 어느 국회의원이 룸싸롱에 갔다해도 누가 욕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가장 깨끗할 것 같은 안철수 교수가 룸싸롱에 가서 술을 마셨다면 그것이 뉴스가 되는 것이다.

사람이 살면서 어떻게 술집에 드나들지 않을 수 있을까. 더구나 사업을 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하는 기업인의 경우 술집에 가는 것은 다만사다. 그도 사람인데 룸싸롱에 갈 수도 있고 노래방에 가서 흥겹게 놀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안 교수는 전혀 그러지 않기를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 정치인들은 툭하면 룸싸롱에서 무슨일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심지어 성접대 이야기까지 나오는 판이다. 정치인들의 행동이 안 교수 같은 순수한 사람들과 대비되기 때문에 그를 응원하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안 교수는 대통령 출마 선언만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민주당이 후보를 결정하면 안 교수와 단일화를 위한 경선이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민주당 후보만으로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그가 스스로 양보할지도 모른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 변호사에게 후보를 양보한 것 처럼. 그러나 지금까지의 여론조사를 보면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를 앞지를 민주당의 후보가 없어서 안 교수가 범야권 단일 후보로 경선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이 안 교수의 정책공약 분석 작업을 끝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주목된다. 그의 저서 '안철수의 생각'을 통해 민주당의 정책 평가 작업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결국 안 교수가 범야권 경선에서 승리하면 박 후보와 맞대결을 펼치게 될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 대통령 선거는 역대 어느 선거보다 치열한 싸움이 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최근 KBS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 후보와 안 교수의 일대일 대결에서 박근혜 47.7%, 안철수 44.8%로 2.9%p 차로 오차 범위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한때는 안 교수가 앞선적도 있어 선거가 시작되면 상황은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양상이다.

과연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나올 것인지, 의사 출신 약관의 안 교수가 대통령이 될 것인지 12월 대선이 기대를 모우는 이유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이번 선거는 선거 문화가 한단계 높아지는 계기가 돼야 할것이다. 가장 깨끗한 선거가 돼서 대선후 선거자금 문제가 불거지는 불상사도 없어야 할것이다. 또 18대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능력이 있고 존경받는 대통령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조무주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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