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사이 주고 받은 사적인 농담이었느냐, 아니면 협박이었느냐 하는 진실 공방이 뜨겁다. 새누리당 공보위원인 정준길 위원과 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대변인인 금태섭 변호사와 나눈 전화 통화 내용이 과연 '농담 수준이었냐' 아니면 '불출마를 종용한 협박이었느냐' 당분간 정치권에 뜨거운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들은 대학 동기로 서로 아는 사이인 것은 맞는 것 같다. 그러나 한사람은 '친한 친구사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한 사람은 '친한 친구는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 같다. 우선 정 위원이 거론했다는 여자 문제와 뇌물 공여 문제는 이것이 사실이라면 엄청난 파장이 몰고올 것은 분명하다. 그동안 안 교수는 아파트 딱지 구입, 전세 논란, 사외이사 때의 거수기 역할, 스톡옵션 행사 등 꽤 많은 문제가 제기됐다. 그러나 이것들은 어느 정도 국민들이 이해하는 수준이었다.

가장 문제가 뜨거웠던 딱지 구입은 부모들이 한 것이어서 정확하게 모르겠다는 설명이 설득력이 있었으며 전세는 8년간 살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거수기 역할과 스톡옵션 행사 등은 문제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이해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이번에 정 위원이 거론한 여자 문제와 뇌물 공여 문제가 사실이라면 안 교수는 대통령 후보로 나설 수 없는 사안이다.

이런 내용을 정 위원이 금 변호사에게 말했다는 것 자체가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친구 사이에 나눌 수 있는 대화 내용이라 하더라도 이들이 맡고 있는 직책이 문제다. 한명은 새누리당 공보위원, 한 사람은 안 교수의 대변인이다. 이런 직위라면 사적인 대화도 공적으로 변할 수 있을 것이다.

정 위원이 농담으로 했다 하더라도 듣는 쪽에서 협박으로 들었다면 이는 협박이 되는 것이다. 어떻튼 정 위원의 전화는 매우 잘못된 것이며 예상했던, 예상하지 못했던 박 후보의 표를 깍는 직접적인 요인이 될 수 밖에 없게 됐다. 안 교수와 민주당 측은 이 문제를 대선까지 끌고 갈 공산이 크다. 대화 당사자인 정 위원이 사표를 냈다고 하나 그의 사퇴로 모든 것이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

새누리당 주장처럼 두 사람이 진정한 친구 사이였다면 사적인 대화 내용을 '정치 협박'으로 확산시킨 금 변호사의 의리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정치 현실에서 이해 득실을 따져 자신에 유리하다면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정치권의 생리다. 한마디로 좋은 소재를 정 위원이 금 변호사에게 제공한 꼴이 됐다.

안 교수 측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박 후보와 정면에서 대립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검증 공방에 적극적인 방어 자세를 취한 것이다. 특히 안 교수 측은 협박 뿐 아니라 사찰 의혹도 제기한다. 최근 드러나는 의혹은 개인 정보를 취득해 이뤄지고 있어 이는 사찰에 의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사찰 의혹은 국회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안 교수가 검증 공방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출마 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출마를 결심하지 않았다면 굳이 협박 운운하며 적극적인 방어에 나설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출마를 결심했다면 이제는 공식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적극 표명해야 한다. 그동안 뜸만 들였지 정작 출마할 것인지 아닌지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심지어 그는 출마 결심 시기를 "나도 모른다"고 표현했다. 무책임한 말이다. 이제는 출마 선언을 하고 정치 전면에 나서 여당이나 언론의 검증을 공개적으로 받아야 한다.

이번 사태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은 새누리당의 박 후보다. 공보위원의 전화 한통이 엄청난 파장을 몰고온 것이다. 이번 파장을 막기 위해서라도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



/조무주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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